이집트 정부, 타흐리르 광장 관광명소화 사업 추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집트 남부 역사·관광지 룩소르의 카르나크 신전에 있던 숫양머리 스핑크스 4개가 1일(현지시간) 밤 수도 카이로 도심의 타흐리르 광장으로 옮겨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수개월에 걸쳐 이 스핑크스를 복원했으며, 지난해 말 북동부 시르키야주에서 이 광장으로 옮긴 오벨리스크 주변의 네 꼭짓점에 스핑크스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이전은 이집트 정부가 추진하는 타흐리르 광장을 야외 박물관으로 바꾸는 사업에 따라 진행됐다.
이에 대해 이집트의 고고 사학계는 대기 오염이 심한 카이로로 이들 유물을 옮기면 훼손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이집트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업을 강행했다.
타흐리르 광장에 세계적으로 시선을 끌 만한 고대 이집트 유물을 옮겨 설치해 전시하는 사업은 카이로에 관광 명소를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150년 역사의 타흐리르 광장이 이집트 시민이 모여 민의를 분출하는 공간적 구심점인 터라 이를 관광지화해 반정부 시위를 차단하려는 게 정부의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도 받는다.
이 광장에서는 2003년 이라크전이 발발했을 때 미국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 때는 자유를 갈망하는 시민의 열기가 집약되면서 '민주화의 성지'로 불렸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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