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도움 없으면 초식동물, 육식 동물 먹이로 줄 수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방문객이 끊긴 인도네시아 동물원들이 재정난으로 동물을 굶길 위기에 처하자 온라인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4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동물원협회(PKBSI)는 '동물에게 먹이를'(Food for Animals) 모금 운동을 벌인다면 SNS에 계좌번호와 함께 도움을 호소했다.
협회는 "인도네시아의 모든 동물원은 3월부터 운영을 중단했지만, 동물 먹이와 의약품, 사육사와 수의사 월급은 여전히 필요하다"며 "모든 동물원이 정부 지원금을 받는 것이 아니다. 티켓 판매 수익에 의존하는 동물원도 있다"고 밝혔다.
협회 대변인 술한 샤피는 "코로나 사태로 몇 달이 더 지나고 정부나 국제기구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초식동물을 육식동물에게 먹여야 할 것"이라고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조사결과 협회 회원으로 가입한 인도네시아 60개 동물원 가운데 55개 동물원은 이달 중순까지만 동물에게 먹일 식량이 있다.
나머지 3개 동물원은 1개월∼3개월 치, 2개 동물원은 3개월 치 이상 동물 식량을 비축하고 있다.
이들 60개 동물원에는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4천912종을 포함해 총 7만 마리 이상 동물을 사육한다. 동물원 방문객은 연간 5천만명이 넘는다.
인도네시아는 수마트라섬과 보르네오섬을 중심으로 오랑우탄·코뿔소·코끼리·호랑이 등 야생동물의 천국이다.
동물원들은 수마트라 호랑이 등 멸종 위기종을 우선해서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도네시아동물원협회 대변인 샤피는 "수마트라 호랑이처럼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구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며 "슬프지만 이쯤 되면 우선순위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르네오 오랑우탄 서바이벌 재단(BOS)도 성명을 통해 "직접 감염사례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유전적 유사성을 고려할 때 오랑우탄들은 호흡기 질환에 취약하다"며 코로나 사태 영향을 우려했다.
1991년 설립된 BOS는 보르네오섬에 만든 두 곳의 재활센터에서 구조된 오랑우탄을 야생에 돌려보낼 훈련을 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 총 460여마리의 오랑우탄을 방사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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