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WHO 자금 지원 중단 겨냥해 "WHO 공격은 수치스러운 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세계보건기구(WHO)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고 제안했다.
4일(현지시간) EFE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국제조직인 비동맹운동(NAM) 화상회의에서 다른 회원국들을 향해 "WHO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WHO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고 말했다.
그는 "가짜뉴스, 거짓말, 더러운 공격의 전쟁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정치 논쟁으로 만들어선 안 되며 WHO를 공격해서도 안된다"며 팬데믹 와중에 WHO를 공격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일갈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느닷없는 'WHO 띄우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WHO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WHO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며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일시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WHO가 미국 정부의 중국 여행 제한 조치를 비판하는 등 중국에 편향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WHO 자금 지원 중단은 베네수엘라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WHO 자금 지원을 끊으면 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의 베네수엘라 지원 활동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WHO 등 국제사회의 지원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코로나19 전파를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수많은 검사를 수행하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EFE통신은 전했다.
현재까지 베네수엘라 정부가 밝힌 코로나19 확진자는 357명, 사망자는 10명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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