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적으로 미중간 문제…전쟁은 대가 너무 커"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매파로 분류되는 군사 전략가가 자국 내에서 제기되는 대만 무력통일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피력하며 "지금은 무력으로 대만을 되찾을 때가 아니다"고 호소했다.
5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공군 소장 출신인 차오량(喬良) 중국 국방대학 교수는 전날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차오 교수는 "중국의 궁극적 목표는 대만 통일이 아니라, 민족부흥의 꿈을 이뤄 14억 중국인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라면서 "대만 통일을 통해 이것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만큼 대만 통일을 최우선 순위에 두면 안 된다"면서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되찾으려면 모든 자원과 힘을 동원해야 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안 된다. 대가가 너무 크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민족 부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을 즈음해 이루겠다고 선언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가리킨다.
차오 교수의 발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미국의 중국 비판, 대만 내 독립움직임 등을 둘러싸고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중국 내 민족주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퇴역한 군 지도자 일부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는 항공모함 4대가 모두 코로나19 피해를 본 만큼,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는 게 SCMP 설명이다.
차오 교수는 4일 자신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서도 '대만 문제는 국운이 걸려있는 만큼 경솔하게 급진하면 안 된다'는 글을 발표하고, 민족주의적 감정이 중국에 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코로나19로 허둥지둥하고 군사력이 줄어든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단기적이고 전술적인 창문을 만들었을 뿐이며, 코로나19로 미국이 무너지는 게 확실치 않은 한 중국이 마주할 전략적 딜레마를 풀기 충분치 않다"고 평가했다.
또 "대만과 해전이 벌어져도 미군이 직접 중국에 선전포고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서방국가들과 연합해 중국을 봉쇄·제재하고, 특히 해·공군력 우위를 이용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생명선을 끊고 제조업에 필요한 자원수입을 막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내정에 속한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본질적으로는 미·중 간 문제"라면서 "미·중 간 대결에 승부가 나기 전에는 대만 문제를 완전히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는 여전히 미국 달러화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대만과의 전쟁은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이며, 자본이 빠져나가고 많은 기업이 도산할 것이다. 이는 큰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어 중국의 민족부흥 목표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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