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UAE 내 이주근로자 단체숙소 위생 상태 문제 제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파키스탄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귀국한 자국민의 감염 비율이 높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이드 유수프 파키스탄 총리 국가안보 특보는 로이터통신에 "UAE에서 귀국한 우리 국민 중 코로나19 확진율이 예상보다 높다"라며 "귀국 여객기 대부분에서 양성 판정 비율이 약 12%이고, 40∼50%인 여객기도 2대 있었다"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일간 돈(DAWN)은 4월 말 UAE 아부다비에서 파키스탄으로 온 여객기에 탄 승객 209명 가운데 절반인 105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유수프 특보는 "UAE에서 일하는 많은 파키스탄 근로자가 과밀한 단체 숙소에서 살고 기본적으로 그곳에서는 감염이 쉽다는 가설을 생각할 수 있다"라면서 UAE에서 일하는 자국민의 처우에 문제를 제기했다.
파키스탄 외무부의 아이샤 파루키 대변인도 "이런 상황을 UAE 당국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라며 "양국 정부가 이런 우려에 대해 최적화된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UAE 외무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UAE에서 송환되는 모든 이는 여객기 탑승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감염이 확인되면 탑승할 수 없다"라며 "그런 일(귀국자의 높은 양성 판정률)은 절대 가능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 이주 근로자 숙소의 위생 상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UAE에는 파키스탄인이 인구의 15% 정도인 150만명 정도 거주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건설 현장 등에서 일하는 저임금 직종이다.
UAE 역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처로 사업장 대부분이 중단되자 파키스탄인 6만명 정도가 자국 외교 공관에 귀국하겠다고 신청했다.
5일 기준 인구 100만 명당 UAE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1천536명(총 1만5천192명)이고 파키스탄은 100명(총 2만2천49명)이다.
파키스탄이 인구 대비 확진자수가 적은 것은 검사 건수가 적기 때문이다.
인구 100만 명당 검사 건수는 UAE가 12만1천여건, 파키스탄이 1천건이다.
UAE는 인구 대비 검사 건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서아시아 노동력 수백만 명이 진출한 걸프 지역에서는 최근 이들 저임금 이주근로자가 주로 사는 지역과 단체 숙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걸프 지역 정부가 이들 집단 감염지에 대해 대규모 검사를 시행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5일 기준 걸프 지역 6개국의 확진자 수는 7만4천803명으로 열흘 만에 1.7배로 늘어났다.
이에 UAE 두바이 정부는 무사파 산업단지에 모여 사는 외국인 이주 근로자 33만5천명을 전수 검사할 방침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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