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6일 거래가 재개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상장지수증권(ETN)들이 대부분 급등했다.
하지만 유가 급등에도 기초지표와 시장가격의 괴리율은 여전히 정상 수준을 벗어나 이들 종목은 또 거래정지를 맞게 됐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520009]은 전 거래일 대비 59.84% 오른 2천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500019]과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550042]은 각각 41.94%, 8.00% 급등했다.
이들 종목은 WTI 선물 가격을 두배로 추종하는 상품들로, 앞서 기초지표 가치 대비 시장가격의 괴리율이 급등하면서 매매가 정지됐다가 이날 단일가매매 방식으로 거래가 재개됐다.
전날 국제유가는 주요국 경제 활동 재개와 이에 따른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감에 급등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0.5%(4.17달러) 뛴 24.56달러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이날 거래 재개된 원유 레버리지 ETN 중에는 유가 급등에도 가격이 내린 종목도 있었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530031]은 전 거래일 대비 13.77% 내린 72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 정지 기간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갔음에도 앞서 괴리율이 워낙 높았던 탓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괴리율이 워낙 높아서 정상적인 가격 수준을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유가 급등에도 ETN 가격이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개별 ETN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 선호도 엇갈리고 있다"며 "ETN의 기초자산이나 운용방식이 같다면 괴리율이 낮은 종목들에 투자자 수요가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종가 기준 괴리율은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이 270.3%,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이 265.9%에 달했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의 이날 종가 기준 괴리율은 각각 187.8%, 81.1%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의 괴리율은 여전히 비정상적으로 높아 오는 7일부터 3거래일간 또 거래가 정지된다.
괴리율이란 시장 가격과 지표 가치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플러스일 경우 시장 가격이 지표 가치보다 고평가됐음을 의미한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단일가매매 상태에서 괴리율이 30% 이상으로 확대될 경우 3거래일간 거래를 정지하는 방식으로 괴리율 대응 기준을 강화했다.
한편 이날 원유 관련 ETN과 ETF의 거래대금은 각각 3천499억원, 4천37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다시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N은 원유 선물 가격을 마이너스 2배로 추종하는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500027]으로 순매수액은 94억원에 달했다. 또 개인은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530036]도 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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