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여억원 납부…WHO 이어 유엔서도 영향력 확대 노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간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책임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중국이 유엔 연회비를 완납하면서 대미 외교 공세를 가속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편향된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분담금 지원 중단을 선언하고 유엔 회비도 연체하는 상황이라 중국의 이런 행보는 WHO에 이어 유엔에서도 영향력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중국국제방송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4일(현지시간) 유엔에 올해 연회비 잔금을 납부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올해 유엔에 연회비 3억3천600만달러(한화 4천123억원)를 내면서 미국에 이어 2위 분담국 자리를 확고히 했다.
자금난에 시달려온 유엔 측은 중국의 연회비 완납과 관련해 중국이 유엔 회원국으로서 재정 의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다고 환영하면서 다자주의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반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유엔 예산의 22%를 책임지는 최대 분담국인 미국은 2018년 3억8천100만달러(4천678억원), 2019년 6억7천400만달러(8천276억원)를 미납한 상황이다.
유엔은 3년마다 회원국의 국민총소득(GNI), 인구, 지급능력 등을 종합해 예산 재원이 되는 경비분담 비중을 정한다.
일본이 1980년대 구소련을 제치고 유엔 회비 분담금 2위에 올라섰으나 중국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커진 뒤 분담금에서도 미국과 주요 2개국(G2)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책임론 공방의 한 가운데 있는 WHO에도 중국이 최근 총 5천만달러(613억원)를 기부하면서 영향력을 더욱 넓히는 양상이다.
이에 반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WHO와 중국 책임론을 내세워 WHO에 자금지원 중단 카드를 내놓은 상태다.
현재 WHO의 최대 기여국인 미국의 지난해 WHO 분담금은 4억달러(4천910억원), 중국의 분담금은 4천400만 달러(540억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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