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육류공급망 붕괴 속 육가공업체 가격 담합 의혹 제기
육류 부족해지면서 계란 가격 3배로 치솟자 소송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육류 가격이 올랐음에도 가축 매매가는 떨어졌다며 법무부에 육류가공업체의 반독점 위반 여부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법무부에 그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들여다보라고 요청했다"며 "우리는 우리의 농부들을 보호하길 원하며 그런 식으로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은 끼리끼리 거래를 하나?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7만여명이 사망한 가운데, 몇몇 육류가공 공장들이 노동자들의 코로나19 감염으로 문을 닫았다. 또 셧다운(봉쇄) 조치로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서 육류 공급망이 무너지자 축산농가는 가축을 내다 팔 시장이 줄어들었고 육류 가격은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육류가공업체를 필수 사업장으로 지정, 생산을 이어가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코스트코, 크로거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1인당 육류 구매를 제한하고 있고, 소고기 공급 부족 속에 햄버거 체인 웬디스는 일부 매장에서 대표 메뉴인 햄버거를 없애고 닭고기 판매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배석한 소니 퍼듀 농림장관은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육류가공 공장들이 향후 7~10일 내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퍼듀 장관은 지난달 코로나19 사태 속에 소 가격은 떨어지는 반면 소고기 가격은 오르는 현상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축산농가들은 코로나19로 도축장이 문을 닫고 소 가격이 폭락하면서 타이슨이나 카길, JBS 등 육류가공업체의 이익은 증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카길 대변인은 "그러한 주장은 가치가 없으며, 우리는 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윤리적 경영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육류 공급 부족 사태 속에 계란 수요가 늘어나면서 계란 가격이 치솟아 이에 불만을 품은 소비자들이 계란 생산업자와 유통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12개 한 묶음의 계란 가격은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3배가 올랐다. 평소 1달러 대였지만 3월부터 3달러 대로 치솟았다.
이에 지난달 말 캘리포니아 소비자들과 텍사스 법무부가 계란 도매업자와 코스트코 등 유통업체를 상대로 코로나19 상황에서 계란 판매로 폭리를 취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신문은 미국인들이 평균적으로 매년 1인당 293개의 달걀을 소비하는데,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그보다 많은 1인당 300개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단백질을 공급하는 계란은 코로나19로 실업자가 늘어나고 육류가 부족해지면서 매우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소비자들은 집단소송을 통해 계란 판매로 폭리를 취한 만큼을 주 전체 모든 계란 소비자에게 돌려주라고 요구했고, 텍사스 법무부도 이익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신문은 "원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지만, 만약 승소를 한다면 1인당 5~20달러씩 돌려받게 될 텐데 소비자 전체로 보면 엄청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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