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검진 새로운 단계 진입…대규모 검사 계속"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증가 수가 대표적인 집중 발병국인 이란과 이탈리아를 최근 나흘 연속 앞서면서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사우디의 보건부에 따르면 3∼6일 일일 확진자 증가수는 1천552명, 1천645명, 1천595명, 1천687명으로 집계됐다. 6일 일일 확진자 증가수는 발병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이 기간 이란과 이탈리아의 일일 확진자 증가수를 일별로 비교해보면 크게는 수백명 차이로 사우디가 많다.
이란과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수가 10만명 이상으로 사우디(약 3만2천명)와 차이가 크게 나긴 하지만 최근 열흘간 일일 평균 확진자 증가율은 사우디가 6.2%였고 이란이 1.2%, 이탈리아가 0.8%였다.
사우디와 누적 확진자수가 비슷한 유럽국가인 스위스가 같은 기간 0.3%, 네덜란드가 0.9%인 점을 고려하면 사우디의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불과 12일 전인 지난달 24일 사우디와 확진자수가 1만5천명대 초반으로 비슷했던 이스라엘의 현재 누적 확진자수는 6일 현재 사우디의 절반인 1만6천명대다.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중동(터키 제외)에서 사우디는 이란 다음으로 누적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최근 열흘간 걸프 지역 6개국의 일일 평균 확진자 증가율이 5.5%로, 중동 전체(2.7%)의 배를 기록한 것도 이 지역 누적 확진자(7만8천여명)의 절반을 차지하는 사우디가 주도한 결과다.
사우디뿐 아니라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걸프 국가도 지난달 하순부터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흐름이다.
사우디의 이런 빠른 확진자 증가세는 지난달 17일부터 '기다리는 검사'가 아닌 '찾아가는 검사'로 방역 정책을 전환했기 때문이라는 게 사우디 보건부의 설명이다.
사우디 정부는 발병 초기 이동·통행 제한, 영업 중단, 외국인 입국 금지와 같은 봉쇄 정책을 신속히 시행했지만 이런 정책만으로는 전염병을 되도록 짧은 기간에 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공격적인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공격적 검사를 시행한 뒤 확진자 증가 속도도 빨라졌다.
사우디의 공격적 검사는 집단 감염이 일어난 저소득 이주 근로자의 단체 숙소와 거주 지역에 집중됐다.
최근 한 주간 사우디에서 새로 확인된 확진자의 80% 이상이 외국인으로 집계된 것도 이 때문이다.
사우디 보건부는 6일 일일 최다 신규 확진자(1천687명)가 나온 데 대해 "대규모 검사가 '자가 검진'이라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라며 "약 100만 명이 자가 진단을 한 덕분에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가 진단으로 지금까지 감염자 300명을 찾아냈다"라며 "치명률이 0.7%로 낮은 것도 조기에 감염자를 빠르게 찾아내 치료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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