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세르비아 정부 함께 추도…中네티즌도 美겨냥 "강해지자"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미국이 이끄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에 의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피폭 21주기를 맞아 중국이 추모 행사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8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은 7일(현지시간) 21년 전 피폭을 당했던 베오그라드의 중국대사관 자리에서 조화를 놓고 희생자들을 기렸다.
이날 추도식은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 무역 전쟁에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책임론을 놓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이뤄져 전 세계 중국인들과 우호국을 결집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천바오 세르비아 중국 대사는 이날 추도식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추도식에는 예년처럼 중국인들이 참석하지는 못했다"면서 "중국과 세르비아는 친구며 어려울 때 항상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르비아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조르제비치 노동부 장관은 "우리는 매년 이곳에 와서 그 일을 기억할 것"이라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르제비치 장관은 "21년 전 대사관 피폭과 올해 코로나19 대유행에 직면해 중국은 항상 세르비아와 함께 있었다"면서 "양국의 우정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르비아 언론인 대표들도 당시 피살된 중국 언론인의 이름으로 상을 제정하자고 세르비아 정부에 제안했다.
중국 네티즌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당신은 항상 기억될 것입니다", "우리 젊은이들은 역사를 기억하고 더 강해지려고 노력할 것입니다"라는 등의 글을 올리며 호응했다.
코소보 분쟁이 한창이던 1999년 5월 7일 나토군에 의한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 대사관 폭격으로 중국기자 3명과 세르비아인 14명이 사망하고 20명 이상이 다쳤으며 대사관 건물은 완전히 파괴됐다.
당시 미국은 중국대사관 폭격이 순전히 실수로 인한 오폭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국은 고의적인 조준 폭격이라며 원인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주장해 한동안 양국 관계는 크게 긴장된 바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1999년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에 대한 잔혹한 미사일 공격이 있은 지 21년이 지난 지금도 중국인들은 그날의 슬픔과 굴욕을 잊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은 실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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