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이 임명…정치·사회 개혁, 부패척결 추진 예상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 주지사를 지낸 미하일 사카슈빌리 전(前)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개혁을 진두지휘하는 정부 기관 수장에 임명됐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사카슈빌리를 개혁집행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젤렌스키는 "사카슈빌리가 개혁위원회에 동력을 주고 중요한 개혁 추진을 도울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사카슈빌리는 자신의 위원장 임명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반대하는 평범하지 않은 길을 갈 준비가 돼 있으며 그의 의지가 마음에 든다"면서 "대통령은 근본적 개혁과 변화에 대한 의지가 아주 단호하다"고 화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사카슈빌리를 국가개혁 담당 부총리로 임명하려다 의회 의원들의 지지 부족으로 실패했다.
사카슈빌리는 지난 2004~2013년 2기에 걸쳐 캅카스 지역의 옛 소련 국가 조지아의 대통령을 지내며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친서방 노선을 밀어붙여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3선에 실패한 뒤 우크라이나로 이주해 못다 이룬 친서방 개혁 구상을 펼치려던 그는 2015년 5월 역시 러시아와 대립하며 친서방 노선을 걷던 페트로 포로셴코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의해 우크라 남부 오데사주 주지사에 임명됐다.
조지아 국적을 포기하고 우크라이나 국적을 부여받은 그는 그해 5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주지사직을 수행하며 개혁 정책을 밀어붙였으나 중앙정부 인사들과의 심각한 갈등 끝에 결국 포로셴코 대통령에 의해 해임되고 말았다.
사카슈빌리는 이후 한동안 우크라이나를 떠났다가 2017년 9월 재입국해 반정부 운동을 이끌기도 했으나 2018년 2월 폴란드로 강제 추방됐다.
그러다 지난해 5월 집권한 개혁 성향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의 우크라이나 국적을 복원시켜주자 신임 대통령을 돕겠다며 곧바로 우크라이나로 돌아왔다.
우크라이나 정계의 기득권 세력은 자신들의 입지가 흔들릴 것을 우려해 사카슈빌리의 개혁위원회 위원장 임명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집권 후 최대 국정 과제로 정치·사회 개혁과 고질적 병폐인 부패 척결을 꼽아왔다.
한편 조지아 정부는 자국에서 월권·살인 연루 등의 여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카슈빌리를 우크라이나 정부가 고위 공직에 임명한 데 항의해 키예프 주재 자국 대사를 귀국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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