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잇따른 망언에도 "호주, 中 의존도 낮추기 쉽지 않아"

입력 2020-05-08 22:02  

중국의 잇따른 망언에도 "호주, 中 의존도 낮추기 쉽지 않아"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 "호주는 중국의 신발 밑에 붙은 껌"
"농업·광업·관광·교육 등 中 의존도 너무 커 '탈중국' 쉽지 않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중국과 호주의 갈등 속에서 중국의 잇따른 모욕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호주 경제의 높은 중국 의존도로 인해 '탈중국'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기원과 확산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해 중국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모리슨 총리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적절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사태의 기원에 대해 투명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이번 조사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중국 관영 매체 등은 호주에 대해 '망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모욕성 발언을 잇달아 했다.
환구시보 총편집인 후시진(胡錫進)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호주는 항상 소란을 피우며, 중국의 신발 밑에 붙은 씹던 껌처럼 느껴진다. 가끔 돌을 찾아서 문질러줘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코로나19 확산 이후 호주와 무역을 하고 호주에 자녀를 유학보내는 사람들은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징예(成競業) 호주 주재 중국 대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주 정부가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조사를 밀어붙일 경우 호주산 와인과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사이먼 버밍험 호주 통상투자관광부 장관은 "호주 정부는 청 대사의 발언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비판했으며,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중국과 갈등이 커지자 호주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무역 거래 다변화 등으로 중국과 탈동조화(디커플링)하고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호주 경제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할 때 이러한 '탈중국'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분석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은 2018∼2019년 호주 전체 수출에서 3분의 1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으며, 2위인 일본은 이보다 훨씬 적은 13%에 그쳤다. 4위인 미국은 호주 전체 수출에서 고작 5%만 차지했다.
호주의 소고기 산업은 판매의 3분의 2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호주의 양모 산업은 생산량의 대부분을 소비하는 중국에 힘입어 번창하고 있다.
호주로 밀려드는 중국인 유학생들 덕분에 호주 내에서 25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다는 분석도 있으며, 철광석, 천연가스, 석탄 등 광업 분야도 대중국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호주의 자체 제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IT, 바이오, 항공 등 여러 분야에서 중국을 압도하는 미국과 달리 호주의 산업 경쟁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드니 공과대학 호주·중국 관계연구소는 "호주 경제가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은 '좀비(zombie) 경제 아이디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며 "섣부른 '탈중국'은 호주 경제와 일자리 등에 큰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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