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지원 기업에 '6개월 고용총량 90% 유지' 조건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간산업의 지원에 시중은행들도 동참한다.
이에 따라 기간산업 지원은 정부가 40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기간산업안정기금과 은행권의 기업대출 만기 연장, 추가 대출 등 투트랙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기간산업안정기금의 가동을 목표로 세부 사안을 조율 중이다.
기금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할 목적으로 조성된다.
금융당국은 기금 지원을 받는 기업에 대해 대출 회수 자제와 추가 대출을 은행들에 당부했다.
기업이 지원받은 자금을 채권 은행들이 회수하면 어려운 기업을 돕는다는 기금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들도 대출 만기 연장과 추가 대출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원 대상은 정부가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는 괜찮은 기업이기 때문에 지원받은 돈을 대출 회수 용도로 사용하지는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현재도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기업을 상대로 대출 만기 연장을 해주고 있다"며 "기간산업안정기금 대상 기업들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금 설치 근거를 담은 산업은행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한 후 시행령 개정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6일 입법 예고한 산은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면 기금 지원 대상 업종이 항공·해운·자동차·조선·기계·전력·통신 등 7개로 정해졌다.
기업 지원 방식은 대출, 자산 매수, 채무 보증 또는 인수, 사채 인수, 출자 등이다.
단, 지원을 받는 기업은 일정 기간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
이런 고용 유지 조건이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 미국이 항공업을 지원할 때 내세운 '6개월간 고용 총량 90% 유지'를 기준으로 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준점을 잡기 어려워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협의 중"이라며 "고용 유지 조건이 너무 까다로우면 기업들이 기금 지원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지원 대상을 논의할 기금운용심의회 위원들은 민간 전문가들로 꾸려진다.
국회가 2명을, 기획재정부 장관·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고용노동부 장관·금융위원장·산업은행 회장이 1명씩 추천한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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