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격퇴 전공으로 칭송…작년 9월 한직 발령이 반정부 시위 뇌관 분석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신임 총리는 9일(현지시간) 압둘와합 알사디 중장을 대테러사령부(ICTS. 일명 황금사단) 총사령관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ICTS의 부사령관이었던 알사디 중장은 2014년부터 3년간 벌어진 이슬람국가(IS)와 주요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데 힘입어 국민적인 지지를 받는 이라크의 '군 영웅'으로 통한다.
그러나 지난해 9월27일 아델 압둘-마흐디 전 총리는 별다른 설명 없이 전장에서 활약하는 그를 국방부의 한직으로 인사 발령했다.
나흘 뒤인 10월 1일 바그다드를 비롯해 이라크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민생고와 정부 부패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는데, 그의 좌천성 인사가 시민 분노를 폭발시킨 뇌관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반정부 시위대는 당시 알사디 중장의 사진을 들고 거리에 나왔다.
알사디 중장도 "ICTS 총사령관이 국가안보회의 뒤 압둘-마흐디 총리에게 나의 전보 인사를 요청했다"며 "나와 이라크 국민을 모욕한 인사를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군복을 벗고 싶다"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서방 언론은 IS 격퇴전에 대한 이란의 개입을 알사디 중장이 줄곧 반대했고, 이에 이란과 친이란 민병대가 국가안보회의에서 이라크 정부를 압박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배경을 종합하면 새로 출범한 알카드히미 정부는 국민적 지지가 높은 그를 '금의환향'하도록 해 지난 반년 이상 계속된 반정부 시위로 사나워진 민심을 달래는 상징적인 개혁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알카드히미 총리는 또 9일 처음 열린 내각회의에서 반정부 시위를 하다 체포 구금된 시민을 대부분 석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수개월간 반정부 시위에서 일어난 모든 진상을 규명하는 특별 위원회를 구성해 이라크 국민이 피를 흘리도록 한 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군경의 유혈 진압과 내부 폭력 등으로 약 55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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