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모 4척, 코로나19로 작전 투입 못 해 대만 방어 힘들어" 주장
"시기상조" 신중론 대세…美, 올해 中 인근 작전 3배 넘게 늘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최근 중국에서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 지도부는 이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국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정치평론가와 퇴역 장성 등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주장을 잇달아 내놓고 있으며, 누리꾼들도 이에 열렬하게 호응하는 민족주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중국 책임론'을 계속 제기하는 미국에 대한 반감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톈페이룽 베이징항공우주대학 교수는 중국 매체 관찰자망을 통해 "중국 정부는 2005년 제정된 '반분열국가법' 등에 근거해 대만에 대해 무력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의 정치·사회적 상황은 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평화적 방법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홍콩 시위 사태는 중국 정부가 대만 통일의 기본 전제로 삼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또한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중국군 퇴역 장성 등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이 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는 항공모함 4척이 모두 작전을 펼치지 못해 중국의 대만 공격이 이뤄진다고 해도 미국이 대만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미 해군의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 로널드 레이건함(CVN-76), 칼빈슨함(CVN-70), 니미츠함(CVN-68) 등이 코로나19로 인해 작전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만 무력통일론'이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역사학자 덩타오는 중앙당교 기관지인 학습시보에 기고한 글에서 "청 왕조가 20년 동안에 걸쳐 정치·외교·경제적 책략을 통해 대만을 약화시킨 후 1683년 대만을 공격해 정복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섣불리 대만을 무력으로 공격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을 계획, 시행해 대만 통일에 필요한 준비를 철저하게 마쳐야 한다는 얘기이다.
인민해방군 공군 소장 출신인 차오량(喬良) 중국 국방대학 교수도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등을 통해 "미국이 코로나19로 허둥지둥하고 군사력이 줄어든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코로나19로 미국이 무너지는 게 확실치 않은 한 섣불리 행동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도 이런 신중론에 동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당국은 여전히 대만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대만 통일을 전후해 대만의 안정과 번영을 유지하는 것이 중국 지도부의 최우선 목표"라고 전했다.
한편 SCMP에 따르면 미 군용기는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등 중국 인근에서 총 39회의 비행 작전을 펼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작전 건수를 3배 이상으로 늘렸다.
특히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 인근에서 2번의 비행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전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8번 펼쳤던 미 해군은 올해 들어 4개월 만에 4번의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중국군도 대만 인근에서 6번의 비행 작전을 펼쳤으며, 중국 항모 랴오닝(遼寧)함도 지난달 대만 인근을 2차례 항행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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