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차 로켓포까지…'코로나19 봉쇄 반대' 미 무장시위

입력 2020-05-12 11:02  

대전차 로켓포까지…'코로나19 봉쇄 반대' 미 무장시위
기관총, 산탄총, 대형 렌치 짊어지고 노스캐롤라이나 도심 행진
무장시위대 사진 온라인 확산…네티즌 "총으론 바이러스 못 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에 반대하는 미국의 무장 시위에 휴대용 대전차 로켓포까지 등장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주도(州都)인 롤리에서는 지난 9일 대전차 로켓포 등으로 무장한 시위대가 재택명령 해제를 촉구하며 도심을 행진했다고 NBC방송과 노스캐롤라이나주 지역지 '더뉴스 앤드 옵서버'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여명의 시위대는 AT4 로켓포를 비롯해 기관총과 산탄총, 권총, 배관용 장비인 대형 파이프 렌치 등을 들고 롤리 시내에 나타났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지난 8일부터 재택명령을 완화하는 1단계 조치에 착수했지만, 이들은 완전한 '자유'를 요구하며 롤리 시내를 활보했다.
시위대가 들고나온 AT4 로켓 발사기는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가 개발한 휴대용 대전차 무기로, 미군도 실전 배치해 사용하는 중화기다.
최대 사거리 330m에 무게 6.7㎏, 길이 101.6㎝로, 84㎜ 대전차 고폭탄을 장착한다.
이들 시위대는 '블루 이글루'라는 코로나19 반(反)봉쇄 단체 소속 회원들로,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거리를 행진했다.



이들은 휴대한 로켓포 등에 장전이 안 돼 있다는 안내 스티커를 붙인 뒤 롤리 시내 샌드위치 가게에 들러 음식을 주문하고 가게 밖에서 셀카를 찍기도 했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들을 뒤따랐고, 폭력이나 충돌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블루 이글루는 NBC방송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난 토요일의 행진은 항의 시위가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미국인의 자유를 지지하는 집회였다"며 "우리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햇볕을 쬐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고 주장했다.
중화기를 휴대한 이들 시위대의 모습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며 무장 시위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번졌다.
'니나'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은 시위대가 들고 있는 무기를 대형 샌드위치로 바꾼 '밈'(meme·인터넷상의 재미있는 이미지)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뒤 "총으로는 바이러스를 쏠 수 없다"고 비판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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