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이달 말부터 진단키트·인공호흡기 자체 생산

입력 2020-05-12 13:21  

인도네시아, 이달 말부터 진단키트·인공호흡기 자체 생산
해외서 귀국시킨 인니인 9만명 '코로나 감염원' 부상 우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달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와 유전자 증폭(PCR) 진단키트, 인공호흡기를 자체 생산한다고 밝혔다.



12일 인도네시아 대통령궁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전날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화상회의에서 "더는 수입품에 의존하지 않도록 5월 말이나 6월 초부터 진단키트 등 의료용품 대량 생산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물질에 관한 연구에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이는 인도네시아에 적합한 백신을 찾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코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연구와 관련해 빠른 인허가 절차 등 모든 지원을 다 하라고 전 부처에 당부했다.



회의를 마친 뒤 밤방 브로조네고로 연구기술부 장관은 "신속 진단키트의 경우 보건부에서 유효성 검사가 이뤄졌기에 이달 말 5만∼10만개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개발이 끝난 신속 진단키트 외 3개 다른 신속 진단키트도 개발 중이지만, 이들 제품 생산에는 1∼2개월이 더 필요하다.
밤방 장관은 "PCR 키트도 검증과 등록단계를 밟고 있어 이달 말 5만개를 생산할 계획"이라며 "인공호흡기는 4개 제품이 개발됐는데, 1개 제품은 이미 임상시험을 끝내 다음 주쯤 대량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그동안 코로나19 진단키트와 방역용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에서 신속 진단키트를 대량으로 공수했으나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고, 이후 한국 등에서 PCR 키트와 분석 장비를 잇따라 들여왔다.
PCR 키트는 한국 정부가 3만2천200회 분량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우조선해양이 1만회 분량, LG 4개사가 5만회 분량을 각각 인도네시아에 기부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에릭 토히르 국영기업부 장관이 "의약품과 의료장비 원재료 90%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자체 생산을 하지 못하고, 무역 거래만 하게 만드는 마피아가 있다"고 비판하는 등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약산업 육성에 관심을 쏟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그동안 "하루 1만명 이상 PCR 검사가 이뤄지도록 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으나, 아직 하루 4천∼5천명 분량 검체만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233명이 추가돼 총 1만4천265명이고, 사망자는 누적해서 991명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거의 9만명의 자국민을 귀국시킨 뒤 이들이 코로나19 감염원으로 부상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레트노 마르수디 외교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8만9천595명을 데려왔고, 이 가운데 7만3천명이 말레이시아에서 왔다"며 "나머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알제리, 이집트 등에서 귀국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등에서 봉쇄령으로 어려움을 겪는 인도네시아인들을 더 데려오기 위해 조율 중"이라며 "이집트와 오만에서도 조만간 더 많이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귀국 국민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도록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동안 해외에 거주·체류하던 인도네시아인 730여명이 현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 가운데 41명이 사망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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