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인가제 폐지여부 주목…"기대와 우려 교차"

입력 2020-05-13 07:00   수정 2020-05-13 09:50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여부 주목…"기대와 우려 교차"
통신업계 "3사 경쟁 체제 가동해 요금 경쟁 활발해질 것"
소비자단체 "요금인가제 폐지하면 이통3사 담합·폭리 취할 것"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30년 가까이 유지되던 통신요금 인가제가 '폐지' 수순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요금인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긴 이 법안은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를 앞두고 있다.
과방위는 전체회의에서 요금인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하되 이용자 보호 등을 위해 15일간 정부심사 기간을 거치도록 의결했다. 단, 이용자의 이익이나 공정한 경쟁을 해칠 우려가 크다고 인정되면 신고를 반려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요금인가제는 통신 시장 내 선·후발 사업자 간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1991년 도입된 제도다.
이에 따라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017670]은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때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 등 2, 3위 사업자는 SK텔레콤의 인가 내용을 참고해 요금제를 신고해 왔다.
그러나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되면 인가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이통사 전반에 걸쳐 신고제가 새롭게 도입된다.
이에 대한 통신업계와 소비자단체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통신업계는 반색하며 기대감을 키우지만, 소비자단체들은 통신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 이동통신 업계 '반색'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 3사는 3사 간 요금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가격을 낮춘 요금제가 출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존에는 SK텔레콤만 요금제를 인가받았고 후발 사업자가 이를 모방했기 때문에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
요금인가제가 폐지되면 지원금 경쟁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요금제를 출시해 이통 3사 간 '근본적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과거 50%를 넘긴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었고, 2·3위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뛰어올라 요금인가제와 같은 규제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1위 사업자를 제한하는 요금인가제가 이용자의 편의를 확대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이 아니라는 주장을 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금인가제가 폐지되면 3사 경쟁체제가 가동되고, 특정 업체가 요금제를 비싸게 출시하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며 "사업자들 간 경쟁으로 요금 경쟁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시민·소비자단체는 '우려'
시민단체를 포함한 소비자 측에서는 요금인가제가 폐지되면 이동통신 3사의 통신 요금이 급격히 오르고, 통신 요금 인상 추세를 막을 수 없으리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생경제연구소, 참여연대, 사단법인 오픈넷, 소비자시민모임 등 소비자 단체들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며 요금인가제 폐지에 반대한다.
이들은 요금인가제가 폐지될 경우 이동통신사가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는 명목으로 요금제의 가격 또한 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5G(세대) 통신 서비스가 고도화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요금제 인상 폭도 커질 것으로 예측한다.
경실련 측은 "3G에서 LTE로 전환될 때 요금 인상이라는 결과만 남았다"며 "현재에도 통신사는 서비스를 늘린다는 명목하에 가격도 올리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도한 부담이 된다"고 주장한다.
통신사가 국가의 공공재인 주파수를 사용하고, 이동통신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 공개나 가입자 정보 등 개인정보를 가진 만큼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통신 서비스 부문에서만큼은 규제 완화가 아닌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jung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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