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23만명 넘어…"세계 3위 규모"(종합)

입력 2020-05-13 00:44   수정 2020-05-13 08:32

러시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23만명 넘어…"세계 3위 규모"(종합)
10일째 하루 1만명 이상 신규 확진…모스크바서만 12만여명 감염
주요도시 주민 자가격리 5월말까지 유지…전체 근로자 휴무는 해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2일(현지시간) 23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일째 1만명 이상을 유지하면서 누적 확진자가 이날 오전 현재 영국을 넘어 세계 3위 규모로 늘어났다.
일각에선 러시아의 확진자 수가 스페인보다 많아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까지 불어났다고 집계했다.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말부터 방역 차원에서 실시해온 전체 근로자 유급 휴무를 이날부터 해제했다.


고사 위기에 처한 경제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조치로 사업장을 폐쇄했던 기업들이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조업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다만 통제 완화 지시를 내리면서도 주지사 등 지역 정부 수장들이 현지 사정에 맞게 제한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해제하도록 주문했다.
감염자가 집중된 모스크바시는 주민 자가격리 등의 제한 조치는 이달 말까지 유지하면서 건설·생산업 분야 주요 사업체들의 조업만 우선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확산방지 대책본부는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를 포함한 전국 83개 지역에서 1만899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누적 확진자는 23만2천243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5천392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누적 감염자가 12만1천301명으로 늘어났다.
이밖에 모스크바 외곽 모스크바주에서 1천63명, 중부 니줴고로드주에서 354명,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339명 등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전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동안 107명이 추가되면서 2천116명으로 늘었다.
정부 대책본부는 지금까지 확진자 중 4만3천512명이 완치됐다면서, 지난 하루 동안에만 3천711명이 퇴원했다고 전했다.
검진 검사 건수는 하루 동안 20만 건을 기록해 전체 검사 건수는 580만 건으로 늘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현지 보건당국이 대규모 검진 검사를 실시하면서 계속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일 1만633명으로 1만명 선을 처음 넘었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속해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오다 지난 7일(1만1천231명)·10일(1만1천12명)·11일(1만1천656명) 사흘 동안 1만1천명대로 증가한 뒤 이날 다시 1만명 대로 내려오면서 다소 감소했다.


가족과 사회 집단 등에서 2차·3차 감염이 확산하면서 대규모 확진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신규 확진자의 40% 이상에 달하는 무증상 감염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주변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현황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오후 현재 미국(138만8천187명), 스페인(26만9천520명)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 사이 영국의 누적 확진자 수(22만3천60명)를 넘어섰다.
반면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집계에 따르면 스페인의 누적 확진자는 22만7천436명으로 러시아보다 오히려 적다.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가 미국(134만8천183명)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라는 것이다.
AFP 통신도 이날 자체 통계를 근거로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 수가 영국과 스페인을 넘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코로나19 급증세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러시아의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청장 안나 포포바는 이날 "현재 러시아의 전염병 상황은 상당히 긴장된 상태로 남아있으며 신규 확진자가 매일 추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인구 10만명당 158.3명 수준의 러시아 발병률은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국가들 가운데 50위권에 해당하며, 최근 10일 동안 신규 확진자 수도 거의 비슷하다"면서 상황 안정화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세가 지속하는 가운데서도 전날 푸틴 대통령은 이달 11일까지로 정해졌던 전체근로자 유급 휴무 조치를 해제했다.
대다수 기업들의 생산이 멈추고 소비자들의 구매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마비상태로 들어간 경제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푸틴은 전체 근로자 유급 휴무, 주민 자가격리 등의 강력한 제한 조치를 통해 감염증의 폭발적 확산을 통제하는 데 상당 정도 성공했다고 평가하면서 이제 제한 조치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다음 단계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지역마다 코로나19 상황이 다른 만큼 주지사 등 지방정부 수장들이 지역별 상황 분석과 의사들의 권고를 고려해 제재를 보충하거나 완화하거나 유지하는 결정을 책임 있게 내리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모스크바시 등 지역 정부들은 관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소비자와 직접 접촉이 없는 건설·생산·농업·통신·자원 등의 주요 산업 분야 기업들에 대한 조업 재개를 우선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조업을 재개하는 기업들도 사업장 내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방역수칙은 철저히 지킬 것을 요구했다.
모스크바시와 상트페테르부르크시를 비롯한 상당수 지역 정부들은 또 지난 3월 말부터 5월 11일까지로 정했던 주민 자가격리 등의 방역 제한조치를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모스크바시와 모스크바주는 이날부터 공공장소·상점·대중교통(택시 포함) 등에서의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시 개인당 5천 루블(약 8만 원)의 범칙금을 물리기로 했다.
유흥시설, 카페, 레스토랑 등에 대한 폐쇄와 대중행사 금지 조치도 5월 31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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