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각지대'…모스크서 신호 잡던 대학생 추락사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섬마을 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온라인 회의에 접속하고자 2시간 동안 나무 위에 올라간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12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소순다열도 동누사뜽가라주 아도나라섬 마을 촌장(Kepala Desa)은 지난 8일 군수가 소집한 코로나 대응 가상 회의에 참여하고자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을 찾다가 나무 위로 올라갔다.
월로 클리방 마을 촌장 안세무스 실리는 "우리 마을은 원래 인터넷이 안 터져서 온라인에 접속하려면 마을 밖으로 나와야 한다"며 "가상회의 참석을 위해 1㎞를 이동해 인터넷 연결이 잘되는 곳을 찾다 보니 나무 위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대응, 예방방안을 논의하며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촌장이 나무 위에서 회의에 참여한 사실을 알게 된 군수는 "중앙 정부에 아직도 인터넷 접속이 안 되는 마을이 있으니 기지국을 더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1만7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인터넷 사각지대'가 상당수 남아 있다.
지난 6일 술라웨시섬 남부에 사는 대학생 루디 살람(25)은 인터넷에 접속하려고 마을 모스크(예배 건물) 2층에서 신호를 잡다 추락해 숨졌다.
루디는 논문 자료를 찾으려고 인터넷 신호를 잡다 발을 잘못 디딘 것으로 조사됐다.
루디가 사는 마을은 도심에서 30㎞쯤 떨어진 곳으로, 마을 모스크를 포함해 특정 장소에서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루디는 도시에서 대학을 다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고향에 돌아와 논문 마무리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외딴 지역 학생들은 코로나19 사태 후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인터넷 접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