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수요 줄어드는 '포스트 코로나' 대비해 도시계획 틀 바꾼다

입력 2020-05-13 05:31  

상가 수요 줄어드는 '포스트 코로나' 대비해 도시계획 틀 바꾼다
국토부, 도시기본계획·관리계획 지침 개정 추진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정부가 온라인 소비가 늘어나게 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도시계획을 통해 상가 과잉공급을 막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3일 국토교통부와 관련 학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도시계획을 수립할 때 상가 공실률 정보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적절한 수준의 상가가 공급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뜩이나 소비패턴의 변화로 오프라인 상가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쇼핑 등 비대면 소비가 더욱 활성화하면서 오프라인 상가 수요는 가파르게 감소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작년 8월에는 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할 때 상가 공실 문제를 예방하고자 수요예측을 통해 적정한 수준의 상업용지를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는데, 기존 도시에서도 상가 과잉공급을 막는 도시계획적 틀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도시는 지방자치단체가 수립하는 법정 계획인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관리계획 등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
도시기본계획은 도시의 공간구조와 생활권 설정 등 종합적인 장기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계획이다. 20년 단위로 수립되고 지자체는 5년마다 타당성 여부를 재검토해 정비한다.
그 하위 개념인 도시관리계획은 도시기본계획을 도시공간에 구체화하는 계획으로서 용도지역, 용도지구 등 구체적인 토지 이용계획 등이 정해진다.
국토부는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이뤄지는 기초조사에 상가 공실률과 관련한 항목을 추가해 시가화예정용지 물량을 배정할 때 반영하게 할 방침이다.
시가화예정용지란 장차 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 공업지역 등으로 개발될 예정인 땅이다.
지역의 상가 공실률이 높으면 도시기본계획상 시가화예정용지 물량을 덜어내 상가가 들어설 수 있는 땅 자체를 줄인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시가화예정용지 물량은 목표한 연도의 인구 규모 등 지표 달성에 필요한 수요에 따라 지역별, 생활권별로 단순 배분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시관리계획의 경우 지역의 상가 공실률 수준에 따라 다른 용도지역 대비 상업지역의 비율을 차등 설정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지금은 상업지역을 설정할 때 일반적인 고려사항만 있을 뿐, 상업지역의 적정 비율을 정하는 규정은 없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관리계획 수립 지침을 개정하기로 했다.


상가 공실 문제는 소비 트렌드 변화로 인해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심각한 사회경제 문제로 대두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작년 4분기 11.7%로 전년 동기(10.8%) 대비 0.9%포인트(p) 상승했다.
소규모 상가의 경우 공실률은 6.2%로 중대형 상가에 비해 높진 않지만 전년 동기 대비 0.9%p 올라 증가폭은 중대형 상가와 같았다.
최근 국토부는 서울 도심의 빈 상가와 오피스 등을 주택으로 개조해 장기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상가 공급 자체도 줄고 있다.
2018년 말 근린생활시설이나 판매시설 등 상업용도 건물의 사용승인(준공) 물량은 전국 4만7천843동으로 전년 대비 6.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변화될 생활패턴에 대응할 수 있는 도시계획을 수립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도시 관련 학회 등의 의견 등을 적극 수렴해 포스트 코로나 도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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