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부는 12일(현지시간) '권능의 밤'을 맞아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수도 테헤란 등 대도시를 포함해 대부분 지역에서 이슬람 사원(모스크)을 일시 개방하기로 했다.
권능의 밤(아랍어 라이라트 알카드르. 이란어 샤베 가드르)은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가 신에게서 쿠란을 계시받은 밤을 기리는 날로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의 마지막 열흘 중 홀수일에 해당한다.
이슬람 시아파 국가인 이란에서는 라마단의 19일, 21일, 23일 등 사흘을 권능의 밤으로 섬긴다. 12일은 라마단의 19일째 날이며 14, 16일에도 모스크에서 예배가 진행된다.
권능의 밤에는 보통 자정부터 이튿날 새벽 3, 4시까지 모스크나 강당, 가정에 모여 쿠란을 읽고 기도하는 예배를 치른다. 무슬림은 이날 하룻밤의 기도는 평소 1천 개월의 종교적 가치와 축복이 있다고 여긴다.
여러 사람이 모여 밤새 예배를 하는 만큼 권능의 밤을 계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사이드 나마키 이란 보건부 장관은 12일 "권능의 밤 예배에 참석할 때 마스크와 위생 장갑, 개인용 소형 카펫을 지참해 달라"며 "노약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이는 되도록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란 보건부는 12일 정오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1천481명 늘어 11만767명이 됐다고 집계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지난 한 주 1천500명 안팎을 유지하는 추세다.
이날 사망자는 48명 추가돼 모두 6천733명으로 증가했다. 일일 신규 사망자는 지난 한 주 50명 안팎이다. 12일 기준 완치율은 79.8%를 기록했다.
한편, 이슬람 수니파는 보통 라마단의 27번째 날(5월20일)을 권능의 밤으로 지킨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수니파 국가도 종교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권능의 밤에 모스크를 일시 개방할지 검토 중이다.
UAE 보건·방역부는 11일 정부가 자제하라고 권고했는데도 라마단 기간 밤기도(타라위)를 하려고 모였던 네 가족 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모두 시설격리 됐다면서 종교의식이라도 집합 금지 수칙을 엄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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