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미일 소식통 인용 보도…"중국 견제 목적"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오는 8월 미국 하와이 주변 해역에서 예정된 '환태평양훈련'(림팩)이 일본 정부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취소되지 않고 열리게 됐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13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이 훈련을 주최하는 미국은 애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 상황을 고려해 올해 열리기로 돼 있는 훈련을 취소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중국군의 활발한 움직임을 경계하는 일본 측이 개최를 요망해 결국 기간과 규모를 축소해 훈련을 치르기로 했다는 것이다.
미 해군이 주최하는 림팩은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국간 해상훈련으로, 올해가 개최 연도다.
직전인 2018년 훈련에는 주최국인 미국과 한국, 일본 등 26개국이 참가했다.
산케이는 미일 소식통을 인용해 코로나19를 이유로 취소 방침을 통보받은 일본 측이 '이런 때야말로 어떤 형태라도 (훈련을) 해야 한다'고 미국 측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필리핀해에서 훈련 중이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일어난 후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미군 전력의 공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대책에 전력을 쏟는 와중에 중국군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점을 거론하면서 훈련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중국의 첫 번째 항모인 '랴오닝'(遼寧)이 지난 4월 11일과 28일 오키나와(沖繩) 인근의 미야코(宮古)해협을 통과하고,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제도 등에 독자적인 행정구를 설치한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산케이는 림팩을 취소할 경우 코로나19가 미군 태세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중국 측이 받아들여 일선에서 예측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면서 미일 양국은 코로나19 수습 후를 염두에 둔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서라도 림팩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미국은 통상 1개월 이상이던 림팩 기간을 올해는 약 2주간으로 단축해 8월 17~31일로 잡았다.
또 수상훈련과 대잠수함 훈련은 예년처럼 진행하지만 참가국 간 육상교류 행사 등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 자위대는 이번 훈련에 수상함을 파견할 예정이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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