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3차 전파'를 일으킨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자 방역당국이 '역학조사 우선론'을 내세우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사이 감염의 연결고리를 밝혀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13일 방역당국과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 인천에서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확진자(인천 102번)로부터 과외를 받은 쌍둥이 남매와 이들의 또 다른 과외 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 102번 확진자는 이달 2∼3일 이태원 킹클럽을 방문한 뒤 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원 강사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학원강사임을 밝히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보습학원에서 강의하고 별도 과외도 했는데, 그에게 과외를 받은 쌍둥이 남매와 그들의 어머니가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인천 102번 환자의 2차 감염으로 추정되는 쌍둥이 남매로부터 또 다른 과외 교사가 감염됐다면 '3차 전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단언하기는 어렵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역학조사에서 발병일 등을 봐야 연결고리를 확인할 수 있다"며 "동선이 겹치지 않거나 날짜가 맞지 않아 학생을 통해 전염됐다면 3차 감염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이태원 클럽에 방문한 확진자의 접촉자가 다녀간 서울 도봉구 코인노래방에서도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에 방문한 확진자(관악 46번)의 밀접 접촉자(도봉 10번)가 지난 7일 노래방에 방문했는데,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이 노래방에 방문한 사람 중에서 확진자(도봉 12번)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아직 3차 감염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사례는 없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집단감염이 지역사회에서 2차, 3차 전파로 확산할 위험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이태원 클럽에 방문한 확진자가) 2차로 지역에서 감염시킨 사람들이 또 다른 3차 감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빨리 1차 확진자를 찾고, 그들의 접촉자를 격리해 3차 전파를 차단하는 게 방역에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빠른 조사와 접촉자 관리로 3차 감염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라며 "아직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오늘과 내일 상황을 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지역사회에서 하나둘 확산하고 있지만 신천지대구교회와는 발병률 등에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방역당국은 예상했다.
정 본부장은 "밀폐된 실내에서 밀접한 접촉을 통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건 공통적이지만, 신천지 교인은 예배 외에도 소수가 밀접하게 여러 차례 접촉하면서 반복 노출된 상황이어서 조금 차이가 있다"며 "발병률이나 정확한 노출 규모에 대해서는 잠복기가 끝나고 전부 파악해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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