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경제재개·개학' 우려 파우치 청문회 발언에 노골적 불쾌감…개학 압박
"마이너스 금리 가져야"…민주당 추가 경기부양법안 제안엔 "오는 즉시 사망" 거부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 핵심 보건 당국자가 조기에 경제 활동과 학교 운영을 재개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대해 "특히 학교에 관한 한, 내겐 그건 받아들일 수 있는 답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 및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와 면담한 자리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의 핵심 구성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전날 상원 청문회 증언에 대해 "이 대답에 사실 놀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전날 청문회 화상 증언에서 각 주나 도시가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조급하게 문을 열게 된다면 발병 사례 급상승을 보게 될 수 있다면서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 재개와 관련, 학교는 조심스럽게 개교해야 하며 일부 지역은 가을에 개교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나라를 열고 있다. 사람들은 그걸 열기를 원한다"며 "학교들은 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州)들이 학교를 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주지사들에게 "나는 학교를 절대로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학교 운영 재개를 결정하는 것은 주지사의 몫이라면서도 "학교가 문을 열지 않으면 그들의 주는 열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연령대의 교사들은 좀 더 집에 머물러야 할 것이라며 "집에 있어야 할 연령대는 65세, 더 보수적으로 보면 60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교 우려와 관련, "젊은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각급 학교의 등교 시작은 국가가 정상화하고 있다는 가시적인 신호이자 부모가 모두 출근해 경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경제 회복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학교 재개가 중요한 상황에서 자신의 방침에 빗장을 건 파우치 소장의 발언에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낸 셈이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없이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질 수 있다고 한 트럼프 발언에 대해서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날 말하기도 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자로서 소임을 강조하며 직언을 마다하지 않은 파우치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왔다. 지난달 12일에는 파우치 소장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발병 완화 조치를 더 일찍 했더라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를 잘라라"(FireFauci)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트윗을 리트윗해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우리가 마이너스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준 수장으로서 실적이 좋아졌지만, 금리에 대해서는 여전히 파월 의장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윗을 통해 "다른 국가들이 마이너스 금리로 혜택을 보는 상황에서 미국도 선물(gift)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촉구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싱크탱크 화상연설에서 마이너스 금리와 관련, "그것은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조치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하원이 전날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부양을 위해 제안한 3조 달러(약 3천600조원) 규모의 추가 예산 법안에 대해선 "백악관에 도착하자마자 사망"이라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주 정부 지원 등을 중심으로 추가 법안의 필요성을 주장해왔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아직 추가 예산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부통령실 대변인의 코로나19 양성 반응 여파로 '거리두기'에 들어간 것과 관련, 그와 당분간 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이날 한국에서 다량의 코로나19 검사 진단키트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검사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9만5천건의 검사를 했으며 잘 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서 조달한 이들 도구로 검사를 진행해 대단히 기쁘다고 말했다.
콜로라도주는 주미 한국대사관의 지원 등을 통해 한국 업체로부터 10만회 이상 분량의 검사 키트를 확보했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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