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의 일방적 당뇨약 반환에 한미약품 "법적 절차검토"(종합2보)

입력 2020-05-14 16:03  

사노피의 일방적 당뇨약 반환에 한미약품 "법적 절차검토"(종합2보)
2015년 기술수출한 당뇨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반환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한미약품이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던 당뇨병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임상 3상 도중에 반환됐다.
당초 임상 3상 시험까지는 완료하겠다던 사노피의 기존 입장과는 달라진 상황이어서 한미약품은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를 반환하겠다고 통보해 두 회사가 120일간의 협의 후 확정할 예정이라고 14일 공시했다.
권리 반환 후에도 한미약품이 사노피로부터 이미 수령한 계약금 2억 유로(한화 약 2천640억원)는 돌려주지 않는다.
한미약품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하는 방안을 사노피와 협의하기로 했다.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사도 찾을 예정이다.
사노피는 2015년 한미약품으로부터 당뇨병 주사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도입한 후 임상에 들어갔다. 그러다 지난해 12월에는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을 마친 후 글로벌 판매를 담당할 최적의 파트너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품 상용화는 별도의 회사에 맡기더라도 임상시험은 맡아서 완료하겠다는 것이었다. 사노피의 최고경영자(CEO) 변경에 따른 연구개발(R&D) 전략 개편이었다.
그러나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을 완료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반환을 통보하면서 한미약품 역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사노피가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하겠다고 환자와 연구자들 및 한미약품에 수차례 공개적으로 약속했으니 이를 지키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손해배상 소송 등을 포함한 법적 절차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은 사노피의 이번 결정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유효성, 안전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쟁 약물인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의 비교 임상 결과가 나오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이번 통보로 한미약품이 2015년 11월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던 '퀀텀프로젝트'가 모두 반환됐다.
퀀텀프로젝트는 에페글레나타이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 등으로 구성됐다.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돼있다.
사노피는 2016년 12월 퀀텀프로젝트 중 지속형 인슐린을 한미약품에 반환했다. 일부 계약이 해지되면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이 1년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의 권리 반환 의향과는 별개로 랩스커버리에 기반을 둔 바이오의약품 신약 개발을 차질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현재 약 30여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고하고 있다. 이 중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허가를 신청했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한미약품은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비만 치료제 등도 개발 중이다. 현재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바이오의약품 중 미국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것만 8건에 이른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여러 건의 반환 사례가 있었지만, 여전히 제넨테크, 스펙트럼 등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과 함께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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