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운전기사 확진에 놀란 中 검역 강화로 검문소 주변 정체 극심
러시아 화물업체 '경고성' 파업 나서기도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화물차 운전기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된 중국의 검역 강화로 양국 접경에 화물차 100여대가 멈춰서는 등 코로나발 물류대란이 우려된다.
중국이 코로나19의 역외 유입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촉발된 이번 대란으로 국경무역에도 충격파가 예상된다.
15일 극동 매체인 보스토크 미디어에 따르면 러시아 연해주 포그라치니와 중국 헤이룽장성 쑤이펀허(綏芬河)를 오가는 러시아 국적 화물차 기사가 최근 중국 보건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화물차 기사는 현재 러시아로 넘어와 치료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쑤이펀허 세관은 중국에 처음 입국하는 러시아 트럭 운전기사의 경우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아야 하며 이후 2주에 한 번씩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화물차 운전기사가 코로나19 확진되자 역외유입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의 관계 당국이 러시아에서 넘어오는 화물차량에 대한 검역 조치를 한층 강화했다고 러시아 언론들은 보도했다.
검역 절차가 엄격해지면서 정체가 빚어지자 국경 검문소에는 중국으로 들어가려고 대기하는 화물차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현지 화물업체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현재 100대 이상의 화물차가 중국으로 들어가기 위해 국경검문소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세관 당국은 인테르팍스에 "(중국 당국이) 러시아에서 온 화물차를 1시간에 2대 정도만 통과시키며 긴 줄이 생겼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차량 정체가 늘어나면서 불만이 쌓인 러시아 화물업체들은 운송을 아예 중단하겠다며 한때 경고성 파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연해주 화물노조의 표트르 쿠프리야노프 회장은 "러시아 화물운송업체들은 중국으로 들어가는 화물 운송을 3일간 중단하기로 했다"며 정체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과의 화물 운송 중단은 현지 농산물 가격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연해주에서 소비되는 농산물의 상당수를 중국이 공급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월 러시아 정부는 중국에서 확산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차단했다가 채소류의 가격이 급등하자 서둘러 화물차량 통행을 허가한 바 있다.
연해주(州) 정부는 중국 당국과 접촉해 화물 운송량을 기존 수준으로 복구시키겠다고 언론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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