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 행정부의 '감시견' 역할을 하는 감찰관과 잇단 불화를 빚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국무부 소속 스티브 리닉 감찰관을 전격 경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감찰관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가 아주 중요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더는 그렇지 못하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CNN방송과 AP통신이 보도했다.
서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리닉 감찰관의 이름이나 구체적인 경질 사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30일 뒤 해임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인사 결정은 앞서 자신을 탄핵 위기로 몰아넣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관해 의회에 최초 보고한 정보기관 감찰관인 마이클 앳킨슨을 지난달 해고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임명된 리닉 감찰관 역시 지난 탄핵 조사 당시 의회 비공개 브리핑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로부터 받은 국무부 자료를 건넨 바 있다.
당시 리닉 감찰관은 청문회 참석으로 탄핵조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었다.
국무부는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측근인 스티븐 아카드 대사가 리닉 감찰관의 공석을 채울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 위원장은 리닉 감찰관이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불특정 수사를 개시한 데 대한 보복성 해임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번 해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충실한 지지자 중 하나인 폼페이오 장관을 책임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행위"라며 "감찰관이 수사 도중 해고된 것은 이것이 불법적인 보복 행위라는 걸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펠로시 하원의장도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 세계적인 비상사태에 미국인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 대한 보복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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