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생들 부정행위 우려 잇따라…삼성 사전·사후 '삼중방어' 대책
실시간 감독-녹화본 확인-면접 때 검증…다른 기업들도 벤치마킹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온라인 삼성고시 실화인가" "아무리 화상으로 감독해도 대리시험이나 커닝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책이야 있겠지만 그래도 처음이라 답답하고 걱정이다"
삼성이 '삼성고시'라 불리는 대졸 신입사원 공채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으로 시행한다고 발표한 후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삼성은 온라인 GSAT의 성공 여부가 부정행위 방지에 달려있다고 보고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17일 삼성에 따르면 온라인 GSAT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시험 전 과정에서 철저히 관리·검증할 계획이다. 시험 전 뿐만 아니라 시험 후까지 이중, 삼중으로 부정행위 방어막을 마련했다.
우선 온라인 GSAT 실시일인 30∼31일보다 일주일 앞서 응시자들의 접속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 예비 소집을 한다. 응시자들에게 휴대전화 거치대, 개인정보보호용 커버 등을 미리 우편으로 보내고 일주일 전 예비소집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응시자들은 시험 당일 휴대폰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올려두고 삼성이 마련한 모니터링 시스템에 접속한 채로 시험을 봐야 한다.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올려두면 감독관의 모니터링과 연동된다.
응시자는 스마트폰으로 자신과 PC 모니터 화면, 마우스, 얼굴과 손이 모두 나오도록 촬영해야 한다. 감독관은 원격으로 응시자 모습을 확인한다.
화상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고 시험 전 과정을 감독관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대리시험과 커닝을 막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시험 장소는 응시자 집이나 기숙사 등 개별 공간으로 한정해서 여럿이 모여 시험을 치지 못하도록 한다.
시험은 이달 30∼31일 이틀 간 4회에 나눠서 진행하고, 4회 모두 시험 문제를 다르게 낸다.
응시자를 분산해서 서버 오류를 막고, 먼저 시험을 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문제를 알려줄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시험 중에는 보안 솔루션을 적용해 응시자가 모니터 화면을 캡처하거나 다른 화면으로 차단하지 못하게 차단한다.
사후 검증 절차도 뒀다. 온라인 시험이 끝난 후 응시자의 문제 풀이 과정을 녹화본으로 재확인하고, 면접 때 온라인 시험과 관련한 약식 시험을 친다.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된 응시자는 앞으로 삼성 채용시험 응시를 제한하는 등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이다.
삼성 측은 "대규모 현장 시험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채용 혁신을 준비해 왔고, 코로나19에 따라 온라인 시험을 친다"며 "사상 첫 실시인 만큼 응시생들에게 세심하게 안내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국내 최대 대기업인 삼성이 첫 온라인 시험을 별 문제 없이 성공하면 다른 기업들도 온라인 시험을 적극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기업들 중 가장 먼저 온라인 채용 필기시험을 도입한 SK이노베이션[096770]도 삼성과 유사한 관리·감독 시스템을 적용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응시자 1명당 감독관 3∼4명을 배정했고, 응시자 동의를 받고 화면을 사측에서 캡처해뒀다가 추후 면접에 동일인인지 대조해 부정행위를 방지했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그룹에서는 일부 계열사들에서 시험적으로 도입됐던 온라인 시험을 채용 규모가 가장 큰 삼성이 전면 도입해 관심이 쏠린다"며 "채용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추세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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