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2차 '코로나 대출' 은행창구 동시 접수 첫날 오전 표정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김다혜 기자 = "인터넷이나 전화로 신청하려니 보이스피싱(전기통신금융사기)이 의심돼 은행 창구에서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오늘이 내 신청일인 줄 알았는데 잘못 왔다. 내일 다시 하러 올 것이다."
18일 오전 IBK기업은행 동대문지점을 찾은 1947년생 이 모씨는 이렇게 말했다.
중앙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은행 현장 접수 첫날이자 소상공인을 위한 이른바 2차 '코로나 대출' 오프라인 사전 접수가 시작된 18일 서울 시내 은행은 자금 지원을 받아 숨통을 틔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차에서 어느 정도 소화가 된 터라 코로나 대출 문의는 비교적 적었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을 현장에서 신청하려는 수요가 많았다.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지점은 영업을 시작한 지 약 1시간 만에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으려는 시민 30여명이 지점을 찾아 활기가 돌았다.
고객 안내 업무를 맡는 직원은 "문을 열자마자 대여섯 분 정도가 한꺼번에 들어와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셨다"고 말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위해 은행 지점을 찾은 이들은 온라인 신청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많았다.
50대 안 모씨는 "휴대전화로도 할 수 있다는데, 나는 스마트폰을 쓰지 않아서 은행에 직접 왔다"고 말했다.
1인 가구인 안씨는 "원래 식당에서 설거지 등 보조 업무를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일이 끊겼다"며 "생활이 빠듯했는데 이번에 받은 40만원이 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남대문지점 관계자는 "평소에는 하루에 100분 정도가 방문하는데 오늘은 재난지원금 신청과 2차 코로나 대출이 맞물리면서 두 배 정도로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에도 오전부터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몰렸다.
이 지점의 직원은 "긴급재난지원금 시행 소식이 전해진 뒤 신청 절차와 필요 서류를 묻는 전화가 꾸준히 오고 있다"며 "은행 창구 접수 첫날이라 그런지 내점 고객이 평소보다 많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 가양역 지점과 강서 지점에는 은행 문을 열기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날부터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카드 등 은행 계열의 카드사는 소속 금융그룹의 은행 영업점에서, BC카드는 제휴 금융기관 15곳에서 각각 긴급재난지원금은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기업계 카드사는 신청 창구를 따로 마련했다.
영업점 신청 첫째 주에는 온라인 신청과 마찬가지로 5부제 방식이 적용된다.
5부제의 날짜를 착각해 허탕을 칠 수 있으니 재차 확인해야 한다.
반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2차 금융지원 대출을 사전 접수하는 은행 내 '기업 창구'는 고객 발걸음이 비교적 뜸했다.
1차 소상공인 대출 때 영업 시작 전부터 상인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던 IBK기업은행 동대문지점은 이날은 비교적 한가로운 분위기였다.
오전 9시께 문을 연 뒤 약 30분 동안 동대문지점을 찾은 시민 가운데 소상공인 대출을 문의하거나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한 이들은 두어명 정도였다.
지점 관계자는 "소상공인 대출은 지난 1차 때 많이 소화된 데다 이번에는 한도가 1천만원으로 정해져 있다 보니 찾는 분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0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2차 코로나 대출은 이날부터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농협은행과 대구은행의 전체 영업점에서 사전 접수를 시작했다.
이 가운데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은 온라인으로도 신청할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업체당 1천만원이고, 만기는 5년(2년 거치·3년 분할상환)이다. 금리는 기본 3∼4%로, 신용등급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s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