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기 단축해 21~28일 개최…대만 총통 취임식 다음날 열려
코로나19·남중국해·무역 등 미중 갈등 속 타개책 주목
양회 취재 비대면 화상 방식…양회 현장 보기 더 어려워져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두달 반동안 연기됐던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오는 21일 막을 올린다.
이번 양회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한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양회를 계기로 대내외에 사실상 '코로나19와의 인민 전쟁' 승리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양회는 오는 20일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집권2기 취임식에 이어 바로 다음날에 열린다는 점에서 미국을 겨냥한 대만 통일 의지가 더욱 강하게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양회는 일반적으로 매년 3월에 열렸으나 올해는 지난 1월 말부터 중국 전역에 창궐한 코로나19로 5월로 미뤄져 오는 21일 정협, 22일 전인대 개막식을 시작으로 28일까지 베이징에서 진행된다.
올해 양회는 예년보다 회기가 대폭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방제 강화로 올해 양회는 오는 28일까지로 기존 2주일에 비해 절반가량 회기가 단축됐다.
이에 따라 이번 양회는 각 지방 정부 대표단도 최소 필요 인원으로 축소하고 각종 회의도 간결화해 1주일 내 모든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장예쑤이(張業遂) 전인대 외사위 주임은 "현재 해외 코로나19 상황이 복잡하고 엄중한 상황에서 중국은 코로나19 역외 유입과 국내 재유행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양회 행사 축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러한 통제 강화로 양회 기간 내외신 기자들은 현장 취재가 더욱 어렵게 됐다.
기본적으로 양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 출입이 안 되고 각종 기자회견 또한 화상 방식을 통해서만 가능해 양회 현장에 대한 접근이 사실상 막혔기 때문이다.
양회 형식과 더불어 관심을 모으는 것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어떤 입장과 대응책이 표명될지와 더불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 등이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지난 15일 시진핑 주석 주재로 양회 관련 '정부 업무 보고' 내용을 검토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공산당과 시 주석의 지도 아래 총력을 다해 인민전쟁을 잘 치렀다는 평가를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양회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시진핑 지도부에 대한 신임과 더불어 전염병과 승리를 사실상 기정사실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지도부는 지난 1월 코로나19 발병시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일부 지적을 받은바 있다.
하지만 전세계의 코로나19 대유행과 비교해 중국의 방제 조치가 훌륭했다고 대내외에 홍보되면서 올해 양회는 시 주석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는 미국과의 갈등에 대해 이번 양회에서 어떤 입장을 정리할지도 주목된다.
지난 1월 가까스로 서명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마저 미국에서 파기 위협이 나오는 상황이라 무역 전쟁 재발의 우려가 있는데다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 등에서도 미국과 대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올해가 중국의 제13차 5개년(2016~2020년) 계획을 마무리하는 해라는 점에서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난 가운데서도 다양한 분야의 목표들을 어떻게 달성하지에 대한 방안들이 제시될 전망이다.
시진핑 주석의 역점 사업인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달성을 위해 조업 재개와 내수 확대, 공급측 구조 개혁으로 올해 성장률을 6%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1분기 성장률이 -6.8%를 기록한 상황이라 대규모 재정을 풀지 않는 한 올해 성장률을 6% 가까운 수준으로 달성하는 것은 힘든 상황이다.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구체적인 수치 언급 없이 '합리적인 구간에서 질적 성장 유지'라고만 표현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양회에서는 재정 확대 및 온건한 통화 정책을 통해 경기 회복을 지원하고 실업난 해결에도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 3월 말 연 정치국 회의를 통해 재정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 방향을 사실상 확정했다.
정부 부문의 부채 증가를 감수하고서라도 대대적인 공공 투자를 일으켜 경기를 살리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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