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HO총회서 중국 책임론 집중포화…中 "책임 전가" 강력 반발

입력 2020-05-19 20:15   수정 2020-05-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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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HO총회서 중국 책임론 집중포화…中 "책임 전가" 강력 반발
트럼프 "WHO는 중국의 꼭두각시"…시진핑 "국제협력 강조" 지원 확대 약속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류지복 백나리 김진방 특파원 = 미국이 18일(현지시간)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과 관련 중국 책임론을 강도 높게 제기하자 중국도 미국이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제73회 세계보건총회(WHA) 연설에서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에이자 장관은 중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발병을 숨기려는 명백한 시도에서 최소한 한 회원국이 투명성 의무를 조롱했다"며 이것이 전 세계에 엄청난 희생을 가져왔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그는 중국 책임론과 함께 WHO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됐다고도 지적했다.
미국은 이전에도 WHO가 친중 행보를 보인다며 지속해서 비판을 이어 왔다.
에이자 장관의 발언은 이번 연차 총회를 주최한 WHO 면전에서 WHO 대응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사실상 코로나19 확산 책임이 중국과 WHO에 있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공식 석상에서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WHO 총회 연설에 나서지 않고, 대신 'WHO가 중국의 꼭두각시'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WHO 총회에서 왜 연설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머지않아 입장을 내겠지만 이날은 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WHO에) 1년에 4억5천만 달러를 주는데 중국은 1년에 3천800만 달러를 준다. 수년간 4억5천만 달러를 내는데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WHO)은 좋게 말해서 중국 중심적이고 중국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의 4억5천만 달러를 4천만 달러로 끌어내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고 일부는 과하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그들이 한 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전 세계를 아주 아주 심하게 해쳤고 그들 자신도 해쳤다. 그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의 주장에 대해 미국이 방역 실패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맞섰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한 평론을 요구받고 "미국은 중국의 방역 노력을 헐뜯고, 자신의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 책임론에 대해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타임라인을 자세히 공개하며 관련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면서 "WHO 역시 미국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았지만, 미국은 그럴듯한 방식으로 대중을 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미국과 세계 여러 지역에서 코로나19는 여전히 만연하고 있다"면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힘을 합쳐 생명을 구하고,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의 일부 정객이 책임을 전가하는 것을 즉시 중단하고, 국제 사회와 힘을 합쳐 감염병과 전쟁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오 대변인은 WHO 분담금과 관련해서는 "WHO 분담금은 회원국이 합의해 제정한 것으로 미국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책정된 분담금을 납부하는 것은 회원국으로서 미국의 당연한 의무이지 흥정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WHO에 대한 지원을 끊거나 분담금을 줄이는 행위는 일방주의적인 행위"라며 "이는 국제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제 방역이 중요한 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WHO에 대한 지원은 다자주의의 원칙과 이념을 수호하는 것이자 국제 방역 협력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분담금을 조속히 납부하고, 힘이 닿는 데까지 지원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WHO 총회에서 연설자로 나서며 국제 협력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아프리카에 20억 달러(2조4천억원 상당)의 자금 및 의료물자 지원을 약속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WHO 지원 중단 경고와 대비되는 행보를 보였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시 주석의 연설을 톱뉴스로 보도하며 국제 방역과 관련해 중국의 공헌을 강조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행보에 대해 이런 국제사회 분위기에서 세계 지배구조를 재편할 기회를 타진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행보에는 내외에서 닥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은 코로나19의 발병지로서 외부에서는 책임론에 시달리자 글로벌 대응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해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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