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가족 등 911명 지원…"참전용사 평균연령 90세로 바이러스에 취약"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6·25 전쟁 참전용사협회에 우리 정부가 마스크 4만장을 전달했다고 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관이 19일(현지시간) 밝혔다.
현재 에티오피아에 생존한 참전용사는 132명이며 그 가족 등 모두 911명이 마스크 지원 대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가 마스크를 기증했다.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평균 연령은 90세로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해 마스크 지급이 시급하다.
이에 주에티오피아 대사관은 수도 아디스아바바와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참전용사와 가족들에게는 직접 각 가정을 방문해 마스크를 전달할 예정이다.
먼 지방에 거주하는 참전용사 가족들에게는 에티오피아가 코로나19 비상사태에 있는 점을 고려해 우편으로 전달할 방침이다.
임훈민 주에티오피아대사는 마스크 전달식에서 "한국은 6·25 전쟁 당시 평화와 자유를 지켜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기여와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멜레세 테세마 에티오피아 참전용사협회장은 "그동안 한국 측이 참전용사들에 대한 의료 지원, 후손들에 대한 장학 사업 등 다양한 후원을 제공해준 데 대해 감사하고 있다"면서 "이번 마스크 지원을 통해서도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당시 하일레 셀라시에 에티오피아 황제는 유엔 참전국의 일원으로 황실 정예부대 1개대대(훈련·대기 병력 포함 총 6천37명) 파병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총 5회에 걸쳐 파견된 에티오피아 '캉뉴'(Kangnew)부대는 1951∼53년 총 3천518명이 주로 강원도 지역(산양리, 화천, 문둥리, 금화 등) 전투에 참가했다. 이 가운데 전사자 121명, 부상자 536명이 발생했다.
특히 캉뉴부대는 자국 포로의 경우 끝까지 추적·구출한 결과 적진에 남은 포로가 단 한 명도 없었으며, 전사자도 모두 시신을 수습해 본국으로 이송했다. 일부 참전용사는 1953년 경기도 동두천에 '보화 고아원'을 설립해 이 고아원은 1965년까지 운영됐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12일 에티오피아 현지 한국기업, 비정부기구(NGO) 등과 함께 2만8천300회분의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인도적 지원물자(약 5억8천만원 상당)를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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