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방어 조치에 근접 거리까지 구체적 적시
이란군 "일상적 해상 임무 계속할 것" 대응
(워싱턴·테헤란=연합뉴스) 류지복 강훈상 특파원 = 미국 해군은 19일(현지시간) 중동 지역에서 자국 군함 100m 이내에 근접하는 선박을 위협으로 간주해 합법적인 방어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에 따르면 바레인에 본부를 둔 미 해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에서 이번 조치가 "안전을 강화하고 모호성을 최소화하며 오판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성명에는 '근접'의 주체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미군과 이란군의 군함, 고속단정 등이 종종 가까운 거리로 접근해 긴장이 조성되는 만큼 이란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해군은 "우리 군함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도 안에서 공해상에서 일상적 작전을 수행한다"라며 "우리군은 충돌을 원하지 않지만 지휘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자위권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 해군의 기존 방어 조치에는 접근하는 선박으로부터 방향 전환, 경적 울리기, 조명탄 발사, 경고사격이 포함돼 있지만 구체적인 거리까지 적시한 것은 이번에 새롭게 추가됐다.
이날 경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트윗을 통해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의 배를 성가시게 굴면 모조리 쏴버려 파괴하라고 지시했다"고 한 언급의 연장선으로도 해석된다.
미 해군의 이날 성명에 대해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은 익명의 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의 해군 부대는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에서 지금까지 했던 일상적 임무를 계속하겠다는 게 군의 입장이다"라고 보도했다.
걸프 해역에서 매년 수차례 미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 고속단정이 근접하는 일이 벌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15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미 해군은 걸프 해역 공해상에서 작전 중이던 군함 6척에 혁명수비대의 고속단정 11척이 경고를 무시한 채 10m 거리까지 근접해 약 1시간 동안 미 군함 사이를 어지럽게 돌아다니면서 위협 기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혁명수비대는 고속단정이 예고한 순찰 작전을 하던 중 미 군함이 접근해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철수하지 않고 위협했다고 반박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응해 미군 군함이 이란 배를 위협하면 파괴하라고 명령했다고 받아쳤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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