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확진 22만7천364명, 665명↑…사망 3만2천330명, 161명↑
지방정책장관 "재생산지수 4.0에서 0.5로↓…1차 전투서 승리"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총리가 정부의 방역 조처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일부 국민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경고 신호를 보냈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2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지난 3월 초부터 두 달 간 이어진 강력한 봉쇄 조처를 잘 견뎌낸 자국민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아직 끝난 게 아니다"며 경각심과 주의를 촉구했다.
그는 "이건 분명히 하자. 지금은 파티나 밤 문화를 즐길 때가 아니다. 방역 조처를 지키지 않으면 감염 곡선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통제됐다는 판단에 따라 (외출할 때 의무적으로 지참해야 하는) '자술서' 제도를 폐지했지만 방역 규정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며 안전거리 유지, 마스크 착용 등의 개인 방역 규율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3월 초 유럽에서 가장 먼저 이동제한령·휴교령·비필수 사업장 폐쇄 등의 강력한 봉쇄 조처를 발효한 이탈리아는 이달 초부터 점진적인 봉쇄 완화에 들어갔다.
지난 4일 제조업과 도매업, 건설공사 등을 정상화한 데 이어 18일에는 일반 소매 상점과 음식점, 술집 등이 영업을 재개했다. 거주지가 속한 주(州) 내에 한해 완전한 이동의 자유도 주어졌다.
하지만 이후 밀폐된 공간 또는 버스·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이용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최소 1m 이상의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는 등의 사례가 다수 발견돼 바이러스 재확산 우려를 키웠다.
한편, 이탈리아 방역 당국은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2만7천364명으로 하루 새 665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증가 폭이 전날 집계된 수치(813명)보다 다소 줄었다.
하루 동안 시행된 진단 검사 6만7천195건 가운데 나온 확진자 수로 확진율은 0.98%에 불과했다. 이는 바이러스 확산 이래 최저치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확진율이 1%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이론상 100명이 검사를 받으면 1명 미만이 확진 판정을 받는다는 의미다.
사망자 수는 161명 늘어난 3만2천330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신규 사망자 수는 162명인 전날과 큰 차이가 없다.
시칠리아, 사르디냐, 움브리아, 아브루초 등을 비롯한 8개 주에선 사망자가 한명도 보고되지 않았다.
누적 확진자 규모는 미국·러시아·스페인·영국·브라질에 이어 6번째, 사망자 규모는 미국·영국에 이어 세 번째다.
완치자(13만2천282명)와 사망자를 뺀 실질 감염자 수는 6만2천752명으로 전날보다 2천377명 줄었다. 완치자 수가 실질 감염자 수 대비 2배를 넘어섰다.
최근의 감염 추이와 관련해 프란체스코 보치아 지방정책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코로나19 재생산지수(reproduction number)가 3.5∼4.0에서 0.5로 떨어졌다며 코로나19와의 1차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의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재생산지수가 1이면 환자 1명이 다른 사람 1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보치아 장관은 바이러스 모니터링 시스템이 현재까지 매우 잘 작동하고 있다면서 예정대로 내달 3일부터 북부 일부 위험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여행 제한이 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