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비단뱀 팔아요"…코로나 파산위기 러 동물원 자구책

입력 2020-05-21 09:49  

"악어·비단뱀 팔아요"…코로나 파산위기 러 동물원 자구책
"채무 갚을 때 돼가는데 동물 먹일 식량도 제때 못 사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방문객 숫자가 급감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의 한 동물원이 경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악어나 아나콘다 같은 육식동물을 판매하겠다고 나서 눈길을 끈다.



21일 현지 매체인 '아르구멘티 이 팍티'(논증과 사실) 등에 따르면 이르쿠츠주(州)에 있는 이르쿠츠 동물원은 지난 18일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VK'에 최근 사육 중인 육식동물을 판매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르쿠츠 동물원은 이 글에서 코로나19 탓에 방문객이 줄며 재정적으로 어렵다면서 "채무를 갚을 때가 다가오고 있지만 육식동물들에 먹일 식량을 제때 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동물원은 더는 육식동물들을 사육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면서 비단뱀과 악어, 아나콘다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르쿠츠 동물원은 비단뱀과 아나콘다는 2만5천루블(43만원)에 악어는 6만5천루블(112만원)에 판매하기로 했다면서 동물들이 너무 커서 집안에서는 키울 수 없다고 충고를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러시아 곳곳에서는 경영난을 호소하는 동물원들이 늘고 있다.
동물원들은 후원자를 모집하는 등의 방법으로 어려움을 버텨내고 있다.
아무르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나 극동표범과 같은 멸종 위기종들을 사육하는 연해주(州) 블라디보스토크시의 동물원인 '사파리 공원'은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후원자를 모집했다.
사파리 공원은 2015년 아무르 호랑이인 '아무르'에 점심 먹잇감으로 염소 '티무르'를 넣어줬으나 두 동물이 서로 친구가 되는 기막힌 사연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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