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사비도 줄고…사회보험료·이자비용은 늘어
소득 하위 1분위 비소비지출은 15% 급감
(세종=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교회나 절을 가지 못한 이들이 늘어나면서 기부금 등 비소비지출이 3년 만에 감소했다.
21일 통계청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분기(1~3월) 가구당 월평균 비(非)소비지출은 106만7천원으로 한 해 전보다 1.7%(1만9천원) 줄었다. 이는 2017년 1분기(-1.9%) 이후 3년 만에 첫 감소다.
비소비지출이란 세금, 연금기여금,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비영리단체로 이전지출, 가구 간 이전지출 등 소비지출과 자산 구입이 아닌 지출을 뜻한다. 고정비용에 해당하는 항목이 많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지출에 속한다.
항목별로 뜯어보면 종교시설 등 비영리단체로의 이전지출이 10만2천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7% 줄었다. 코로나19에 교회, 사찰 등 종교시설 운영이 중단된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가구 간 이전지출도 10.1% 감소한 28만5천원이다. 가구 간 이전지출이란 소비가 아닌 목적으로 사람들 사이 이동한 돈으로, 결혼식이나 장례식 때 내는 경조사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1분기에 가구 간 이전지출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에 결혼식을 미루고, 장례식의 경우 가족장 형식으로 치르는 이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반대로 건강보험과 고용보험 요율이 올라간 탓에 사회보험료 항목은 10.7% 증가한 17만5천원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는 뚝 떨어졌지만 가계부채 총액이 늘며 이자비용은 7.2% 증가한 10만8천원으로 조사됐다. 경상조세(경상적인 소득에 부과되는 직접세, 소득세와 재산세 등)는 1.3% 늘어난 22만원이었다.
비소비지출 추이를 소득 계층별로 살펴보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에서 감소세가 뚜렷했다.
1분위 가구의 비소비지출은 15.1% 급감했고 2분위는 6.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분위(0.4% 증가)와 4분위(0.0%), 5분위(0.2% 감소)는 한 해 전과 비슷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종교 기부금 감소가 비소비지출 감소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줬다"면서 "저소득층의 경우 근로소득이 줄어 세금도 감소했고, 이에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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