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외채비율·비중 과거 위기보다 낮아"…순대외금융자산 역대 최대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하면서 지난 1분기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과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비중이 상승하면서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으로, 외채 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 잠정치를 보면 지난 3월 말 현재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은 37.1%로, 작년 말보다 4.2%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3년 3월 말(37.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단기외채비중도 30.6%로 작년 말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2년 4분기 말(31.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정부는 단기외채비율과 비중이 다소 상승했지만, 외채 건전성 악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내놓은 '1분기 대외채무 동향 및 평가' 보도자료에서 "두 수치가 전 분기보다 다소 올랐지만, 과거 위기 때보다는 훨씬 낮은 30%대 수준을 유지했다"며 "외채 건전성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9월 말에 단기외채비율은 78.4%, 단기외채비중은 51.7%에 달했다.
3월 말 현재 한국의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전 분기보다 270억 달러 감소한 1조6천727억 달러,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투자)는 915억 달러 줄어든 1조1천73억 달러였다.
대외금융자산·부채 모두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증권 투자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한국의 대외 지급능력을 뜻하는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5천654억 달러로, 645억 달러 늘었다.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대외금융부채 가운데 주식과 파생금융상품을 제외한 대외채무(외채)는 전 분기보다 188억 달러 증가한 4천858억 달러였다. 단기외채(1천485억 달러)와 장기외채(3천373억 달러)가 각각 140억 달러, 48억 달러 늘었다.
기재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해 은행 부문이 3월 중 미리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차입을 늘렸기 때문에 대외채무가 늘었다"며 "이는 정부·한은과 은행권의 위기 대응 노력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로,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기간 대외채권은 9천500억 달러로, 25억 달러 늘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천642억 달러로, 164억 달러 줄었다. 줄었다고는 하나 4천억 달러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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