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美호텔 인수계약때 안방보험이 속였다" 맞소송

입력 2020-05-21 17:10  

미래에셋 "美호텔 인수계약때 안방보험이 속였다" 맞소송
7조원대 인수계약 무산 관련 美법원에 답변서·반소장 제출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미국 내 15개 호텔 인수 계약 취소를 둘러싼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중국 안방보험 간 법적 분쟁에서 미래에셋 측은 안방보험이 호텔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있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계약 체결을 진행하는 기망 행위를 했다고 미국 법원에 반소를 제기했다.
미래에셋은 20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 형평법원에 안방보험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답변서와 반소장을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미래에셋은 "답변서에서 안방보험이 소장에서 제기한 청구를 모두 부인하고, 안방보험이 거래종결 시까지 매도 대상인 호텔 15개에 대한 완전한 권원보험을 확보하지 못한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답변서에는 안방보험이 15개 호텔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지난해 미국 델라웨어 형평법원에 별건으로 피소된 사실이 있는데 작년 12월께 해당 소송에 응소까지 했으면서도 이를 미래에셋 측에 전혀 밝히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안방보험 측은 소유권 분쟁 소송의 배후에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안방보험그룹 회장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회장은 사기 등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미래에셋은 호텔 인수에 참여한 대주단이 올해 2월 문제의 소유권 분쟁 소송을 발견하고 재무지원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답변서에서 밝혔다.
특히 권원보험사 4곳이 대주단과 같은 이유로 완전한 권원보험 발급을 거절한 점을 들어 계약 취소가 정당했다고 강조했다.
권원보험이란 부동산 권리의 하자로 인해 부동산 소유자와 저당권자가 입을 수 있는 손실을 보상하는 보험이다.
미국은 부동산 등기제도가 없어 대규모 부동산 거래 시 소유권을 확인하기 위해선 등기부등본을 받는 대신 매도인이 전문 보험사의 권원보험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게 미래에셋 측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은 안방보험에 계약 취소의 잘못이 있다는 반소도 이날 제기했다.
미래에셋은 반소장에서 "안방보험이 기망 행위를 했고 거래 종결까지 제한 없는 완전한 소유권을 확보·유지하겠다는 진술과 보증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호텔 인수 계약금 7천억원(전체 매매대금의 10%) 전액의 반환은 물론 소송 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 보수 및 소송비용 전액을 안방보험이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양측은 6∼7월 재판 전 당사자가 소송 관련 서증을 서로 공개하는 '디스커버리 절차'를 집중적으로 벌이고, 8월 19일 준비서면 교환, 8월 24일부터 3일간 변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1심 판결은 이르면 8월 말 또는 9월 초에 내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이 소유한 미국 호텔 15개를 58억달러(약 7조1천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으나 안방보험이 계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달 초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안방보험은 미래에셋 측이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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