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언론이 한반도에서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한 한국의 지진 전문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며 최근 발생 빈도가 높아진 한반도의 지진 현상에 관심을 나타냈다.
독일의 해외 송출 공영방송인 도이체벨레는 지난 20일 '대지진이 곧 한국을 강타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전북 완주 등에서 잇따라 소규모 지진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우려하는 시각을 보였다.
도이체벨레는 한반도가 일명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 지역이 아니나 지진학자들이 지각판의 이동이 한국에 새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도이체벨레는 최근 전북 완주에서 규모 2.8의 지진이 발생하고, 북한의 강원도 평강에서 규모 3.8의 지진이 발생한 점 등을 주요 지진 발생 사례로 들었다.
특히 도이체벨레는 지난 4월 26일 이후 전남 지역에서 400건 이상의 지진 진동이 발생한 데 대해 전문가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전남에서 발생한 진동이 이례적인데다 매우 짧은 시간에 일어나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에서 지진은 통상 표면에서 10㎞ 지점에서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20㎞ 지점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교수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결과라고 개인적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일본 대지진의 진앙지는 일본 북동부 해안에서 70㎞ 떨어진 곳의 해저 29㎞ 깊이에서 발생했다.
일본에서 관측된 지진 가운데 가장 강력했고, 1900년 이후 세계에서 4번째로 강한 지진이었다.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이 한반도 동부를 동쪽으로 5㎝ 이동시켰고, 한반도 서부를 2㎝ 정도 동쪽으로 이동시켰는데, 이는 지진이 한반도 지각을 3㎝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고 몇 달 후 한반도에서 지진 활동이 재개됐다"면서 "동일본 대지진의 결과로 한국이 큰 진동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요시아키 히사다 일본 코카쿠인대 교수는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지구는 움직이는 판으로 구성돼 있어 항상 스트레스가 증감하지만, 움직임의 빈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면서 "이는 경고의 신호"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지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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