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美서 송환된 이민자 잇단 감염에 "동맹 맞나" 분통

입력 2020-05-22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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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美서 송환된 이민자 잇단 감염에 "동맹 맞나" 분통
"미국서 추방돼 돌아온 이민자 119명 코로나19 감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과테말라 대통령이 미국에서 추방된 자국 이민자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자 미국 정부를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의 화상 대담에서 "과테말라는 미국의 동맹이지만 미국은 과테말라의 동맹이 아닌 것 같다. 우리를 동맹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P·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잠마테이 대통령은 감염된 채 돌아온 이민자들이 과테말라의 보건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과테말라 정부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추방돼 도착한 자국민 중 119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과테말라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2천265명의 5%가량이다.
추방 이민자들을 실은 마지막 비행기가 도착한 것은 지난달 13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 알렉산드리아에서 출발한 이민자들 중 16명이 과테말라 도착 후 코로나19 양성 진단을 받았다.
이에 대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당시 탑승자 65명 모두 출발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양성이 나온 다른 15명은 이민자 구금시설로 돌아가 격리됐다고 밝혔다.

과테말라 정부는 이전에도 돌아온 이민자 중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미국 측에 추방 중단을 요청했지만 곧 다시 추방이 재개되곤 했다.
잠마테이 대통령은 "미국이 사람들을 추방하고 싶어하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감염 상태의 비행기를 보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민자들 추방해도 좋다. 그들은 우리 문제다. 그렇지만 미국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과테말라에 의료품을 지원하지 않는 데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잠마테이 대통령은 "미국이 다른 나라에 인공호흡기 등을 지원하는 것을 봤다. 우리에겐 마스크 한 장 안 왔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멕시코와 엘살바도르, 온두라스에 의료 지원을 했다. 이들 국가는 미국이 추방한 자국 이민자들을 별다른 불만 제기 없이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 정상에게 전화해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들과 '중미 트라이앵글'로 묶이는 과테말라엔 전화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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