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채택한 간판주자 좌절…영·불·스페인도 마찬가지
구성원 60% 보유 때 효과…"현재로선 위험하고 비현실적 접근"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면역' 대응법을 내세웠던 스웨덴이 항체검사에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지난 4월 말까지 수도 스톡홀름에서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비율이 전체 인구의 7.3%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집단 전체가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이 형성되려면 구성원의 60% 이상이 감염 후 회복이나 백신 접종으로 방어력을 가져야 하지만 조사된 수치는 이에 턱없이 모자란다는 게 골자다.
스웨덴 국립보건원 소속 감염병 학자인 안데르스 텡넬은 항체보유율이 "예상보다 조금 낮았다"라면서도 지금은 조사가 진행된 당시보다 더 많은 20%가량이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항변했다.
텡넬은 이달 1일까지 약 25%가 감염돼 항체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계산이 틀렸거나 항체가 형성된 이들이 감염자보다 적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건서비스가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할 수 있을 만큼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기 위해 집단면역 방식을 시행한 것이라면서도 엄격한 이동제한 조처를 내린 국가들은 면역 비율이 낮기 때문에 재유행 시 취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스웨덴 정부는 지난 4월 당시 5월 초까지는 스톡홀름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6월 중순까지는 40∼60%의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상황이 악화하자 학교 등에 폐쇄령을 내렸지만, 상점과 식당, 체육관은 여전히 운영 중이다.
그러나 최근 스웨덴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다른 북유럽 국가보다 크게 늘자 정부 정책에 반대했던 학계의 비판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특히 스웨덴의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는 376명으로 유럽 내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535명), 스페인(597명), 영국(538명) 등에 버금가며, 이웃 노르웨이(44명), 덴마크(96명), 핀란드(55명)와는 큰 격차를 보인다.
또 스웨덴의 지난 1주일간 인구 100만명당 일일 사망자 수는 유럽 내에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웁살라대 감염의학과 교수인 비에른 올센은 집단면역이 "위험하고 비현실적인 접근법"이라며 "실제로 가능하다고 해도 아주 먼 길이 될 것"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주 전 세계 인구의 1∼10%에서만 항체가 발견됐다며 집단면역을 바이러스 억제책으로 고려하지 말 것을 경고한 바 있다.
스웨덴보다 더 큰 인명피해를 입은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에서도 항체 형성 비율이 지극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항체 보유율은 5%에 불과했으며, 런던 지역에 한해 상대적으로 높게 집계됐다.
CNN방송에 따르면 맷 행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정부가 실시한 조사에서 약 5%가 항체를 보유했으며, 런던에서는 약 17%가 코로나19 항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도 평균 항체 보유율이 4.4%로 추정되며, 피해가 극심했던 프랑스 동부와 파리 지역 역시 9∼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살바도르 이야 스페인 보건장관도 스페인 전체 인구 중 항체를 형성한 비율이 5%에 불과하다며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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