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인대 업무보고…"불확실성으로 성장률 예측 어려워"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 3.6% 이상…소비자물가 상승률 3.5% 유지
코로나19 "결정적인 성과 거둬"…홍콩 국가보안법 강행
공급측 구조개혁 추진…대외 개방·무역·투자 확대 천명
(베이징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장재은 기자 =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신중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올해 구체적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는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6.8%로 근 반세기 만에 처음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경험하는 등 대내외 여건이 매우 좋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와 전쟁에서 결정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면서, 중국이 홍콩 의회 대신 '홍콩 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22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의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이런 계획을 밝혔다.
리커창 총리는 "올해는 경제 성장률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코로나19 여파와 세계 경제 및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성장률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경제 성장을 포기한 것이 아니며 질적 경제 성장에 초점을 두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국제 금융 시장의 급변,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도전에 직면해있고 지정학적인 정치 위험 또한 비교적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명확한 경제 성장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올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 완성은 쉽지 않게 됐다.
중국은 작년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6.5% 구간으로 설정한 뒤 6.1% 결과를 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2%에 그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리 총리는 올해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 재정 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의 3.6%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의 지출을 축소하고 공급자 측 구조 개혁을 통해 경제 발전을 지속할 방침이다.
올해 소비자 물가는 3.5% 유지, 도시 실업률은 6% 안팎으로 설정하고 일자리 900만개를 창출하기로 했다.
리커창 총리는 올해 대외 개방을 강화하고 대외 무역 및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선 사실상 승리 선언이 나왔다.
리커창 총리는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의 경제 사회에 큰 충격으로 왔다"면서 "하지만 시진핑 주석의 지휘 아래 힘든 노력 끝에 우한과 후베이의 보위전이 결정적인 성과를 거뒀고 전염병 저지전에서 중대한 전략적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중국 사회주의 제도, 국가 통치 체계는 매우 강한 생명력과 현저한 우월성을 갖고 있어 어떤 어려움과 위험도 견뎌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시위 사태가 이어져온 홍콩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리커창 총리는 "홍콩과 마카오에 대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지키되 국가 안보를 위한 법률 및 집행 체계를 만들어 이들 지역이 헌법상 책임을 다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전인대에서는 양회 기간 '홍콩 안전 보호를 위한 법률 제도와 집행 기구 수립' 초안에 대한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홍콩 정부는 2003년에도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로 법안을 취소한 바 있다. 이에 중국 중앙 정부가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와 같은 혼란을 막기 위해 직접 국가보안법 제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리커창 총리는 최근 미국과 갈등을 빚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대만의 분리주의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독립 추구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한편, 시진핑 주석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이날 마스크를 쓰지 않은 반면 나머지 대부분 참석자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전날 정협 개막식과 마찬가지로 전인대 개막식에서도 코로나19 희생자를 위해 1분간 애도 묵념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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