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신규확진도 사흘연속 3천명 이하"…증가세 둔화 조짐
모스크바 시장 "주민자가격리 유지 필요"…푸틴 "가을 2차전파 대비해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2일(현지시간) 32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사흘 연속 8천명대에 머물러 증가세 둔화 조짐이 굳어지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확산방지 대책본부는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를 포함한 전국 84개 지역에서 8천894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누적 확진자는 32만6천44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하루 동안의 확진자 증가율은 2.8%로 전날(2.9%)보다 낮아져, 러시아에서 감염증이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2천98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누적 확진자가 15만8천207명으로 늘었다. 감염자가 집중된 모스크바의 추가 확진자는 그러나 지난 20일(2천699명)과 21일(2천913명)에 이어 이날까지 사흘 연속 3천명 이하를 유지했다.
전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동안 150명이 추가되면서 3천249명으로 증가했다. 이날 추가 사망자는 러시아 내 감염증 확산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도 1%대에 근접하며 소폭 상승했으나 세계적으론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정부 대책본부는 지금까지 확진자 중 9만9천825명이 완치됐다면서 지난 하루 동안에만 7천144명이 퇴원했다고 전했다. 전체 감염자의 30.6%가 완치된 것이다.
진단 검사는 하루 동안 30만 건을 기록해 전체 검사 건수는 810만 건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현황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오후 현재 미국(162만5천71명)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러시아의 확진자 증가세는 최근 들어 서서히 둔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 한동안 지속해서 하루 1만명대 이상을 유지하던 신규 확진자는 지난 16일 9천200명으로 1만명대 이하로 떨어진 뒤 20일(8천764명)부터 다시 8천명대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코로나19 증가세가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청장 안나 포포바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주재한 정부의 전염병 대책 논의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 상황이 확실한 '고점안정기'(plateau)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고점안정기는 전염병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은 뒤에 더는 늘지는 않고 높은 수준을 한동안 계속 유지하는 시기를 말한다.
이에 푸틴 대통령도 "상황이 안정화하고 있고, 신규 확진자가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고 동의했다.
푸틴은 다만 국내외 전문가들이 가을철인 10월~11월 무렵에 두 번째 코로나19 확산이 있을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증가세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됨에 따라 러시아 당국은 지역별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제한 조치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모스크바시와 모스크바주 등은 건설·제조업 분야 업체의 조업 재개를 허용했지만, 주민 자가격리와 쇼핑몰·카페·식당 폐쇄 등의 제한 조치는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정부 대책회의에서 주민 자가격리와 차량 전자통행증 제도, 공공장소 내 의무적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 제한조치를 아직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모스크바 인근 모스크바주는 23일부터 차량 전자통행증 제도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는 이날 자체 개발한 백신 한 종류를 개발자와 직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시험 접종해 면역력 생성을 확인했다면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센터는 보건부로부터 공식 임상 시험 허가를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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