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스라엘 관계 악화시킬 것" 경고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10여명이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에게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추진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하차한 엘리자베스 워런과 딕 더빈 민주당 원내총무 등이 서한에 서명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진보의 아이콘 버니 샌더스(무소속) 상원의원도 동참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이스라엘이 정착촌과 요르단계곡을 합병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미래에 분명히 충격을 줄 것"이라며 "그것은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을 부정함으로써 우리가 공유해온 민주적 가치들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신들이 일방적인 합병을 추진한다면 우리는 그 행동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합병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악화시킬 것 같다고 경고했다.
앞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지난 19일 이스라엘의 서안 합병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의 이런 움직임은 노골적인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이어오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대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월 요르단강 서안의 일부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해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의 반발을 샀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한 지역이며 이스라엘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이곳에 유대인 정착촌을 계속 건설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17일 이스라엘의 새 연립정부를 출범한 뒤 서안 합병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 대표가 마련한 연립정부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부터 의회 및 내각에서 요르단강 서안을 합병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최근 유럽연합(EU), 아랍권 국제기구 아랍연맹(AL) 등이 네타냐후 총리의 합병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19일 이스라엘 및 미국과 맺은 협정이나 합의를 무효로 한다고 선언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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