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1차보다 조건 안 좋은데도 예상보다 신청 많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지원책인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 사전 접수가 시작된 지 4일간 5개 은행에 2만여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금리와 한도 등의 조건이 더 좋았던 1차 대출에 비하지는 못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예상보다 대출 수요가 많다"는 반응이 나온다. 자금에 목마른 소상공인이 여전히 많다는 해석이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8∼21일 4일간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 사전 접수된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 건수는 모두 2만919건, 금액으로는 2천91억9천만원이다.
2차 대출은 1차와 비교하면 아쉬운 면이 많아 인기가 시들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지만, 여전한 대출 수요를 확인했다는 평가다.
2차 대출은 1차와 비교하면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1차에서는 최대 3천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연 1.5%의 고정금리가 적용됐다. 만기는 1년이다. 시중은행을 통한 대출은 고신용자(1∼3 신용등급)만 가능했다. 중신용자(4∼6등급)와 저신용자(7등급 이하)는 기업은행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 창구가 분산됐다.
반면 2차에서는 1천만원만 대출된다. 금리는 중신용 대출 기준 연 3∼4%대 수준이다. 하나은행의 경우엔 최고 연 2.9%로 상한선을 정했다. 만기는 5년(2년 거치, 3년 분할상환)이다.
신용보증기금(신보)이 대출금의 95%를 보증하기 때문에, 저신용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보의 수탁보증서를 담보로 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약 1%의 보증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1차 대출을 이미 받은 소상공인은 중복 지원할 수 없다. 국세·지방세 체납자와 기존 채무 연체자 등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1차 때와 달리 이번엔 온라인(비대면) 접수가 활성화되면서 영업점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대출 신청과 서류 제출, 보증 심사 등의 절차가 모두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처리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차 대출은 저신용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용도가 높았던 1차 대출과는 고객의 결이 다르다"며 "중복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도 자금 수요가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1차 대출과 신청 그룹 자체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며 "저신용자들에게는 1천만원이라도 연 3∼4%대 금리면 나쁘지 않은 조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영세 소상공인이 접할 수 있는 제2금융권 대출은 연 20% 안팎 수준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가 어디까지 갈지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가수요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2차 대출은 5대 은행 외에 기업은행, 대구은행에서도 접수가 가능하다. 대출 심사는 오는 25일부터 이뤄진다.
[표] 주요 은행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 접수 건수(5월 18∼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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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대면 접수│ 대면 접수│ 합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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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은행 │ 2,690 │ 2,502 │ 5,1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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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은행 │ 5,600 │ 181 │ 5,7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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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 416│ 3,281 │ 3,6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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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은행 │ 1,304 │ 3,031 │ 4,3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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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은행 │ 517│ 1,397 │ 1,9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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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계 │ 10,527 │ 10,392 │ 2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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