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간행물 '금융브리프' 분석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경제의 디지털 전환이 속도를 내면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등장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CBDC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은 가운데 중국 위안화의 입지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3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정기 간행물 '금융브리프'에 따르면 김정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 사태 속 미국과 중국의 대외적 접근 및 향후 전망'을 통해 이렇게 예상했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창궐로 비접촉 방식의 경제활동이 확대되고 있다"며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의 발행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CBDC는 전자적 형태로 발행되는 화폐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 CBDC 추진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스웨덴은 이미 개념 검증을 마치고 시범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페이스북의 디지털 화폐 '리브라'의 도전이 있자 올해 안에 디지털 위안화를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비접촉 거래가 확산하면 CBDC 발행은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CBDC를 두고 미국은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앞서가면서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적 입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인 일대일로 국가들과 코로나 사태를 통해 중국 보건 외교의 혜택을 입은 국가들은 디지털 위안화의 사용을 희망할 수 있다"며 "이들 국가가 디지털 위안화로 무역 결제와 국가 간 송금을 확대하면 위안화의 입지는 급속히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위안화의 입지 강화를 위해서는 중국의 개방성과 투명성이 우선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디지털 위안화를 쓰면 모든 지급결제 정보는 인민은행으로 집중된다"며 "중국이 개방성과 투명성을 확보한다면 위안화는 더 많은 국가가 사용하고 더 큰 국제통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s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