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의원 "정부와 보수당에 더 큰 해 미치기 전에 그만둬야" 촉구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도미닉 커밍스 영국 총리 수석 보좌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자가 격리 조치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물론 집권 보수당 내에서도 보리스 존슨 총리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커밍스 보좌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 모임인 '유럽연구단체'(ERG)의 수장을 맡았던 스티브 베이커 의원은 24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에 출연, 커밍스 보좌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나는 계속해서 그가 총리실에 머무는 것을 반대해 왔다"면서 "그는 수많은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를 입히고 있다. 상황이 갈수록 추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커 의원은 "그는 적어도 나라의 모든 이들에게 강제했던 슬로건을 스스로 준수하지 않았다"면서 "그것이 그가 사퇴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제나 옳지도, 보리스(존슨 총리)에게 없어서 안되는 이도 아니다"라면서 "누구도 필수적이지 않다. 이것은 막다른 길이다"라고 밝혔다.
베이커 의원은 전날 커밍스 보좌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그를 옹호했던 맷 행콕 보건부 장관,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 등 각료들에 대한 비판도 내놨다.
그는 "각료들이 도미닉을 구하려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언론들이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같은 소동이 매일같이 대중의 시간을 소비하고, 정치적 자본을 낭비하며, 우리가 처리해야 할 진짜 이슈들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커 의원은 방송에 앞서 한 잡지 기고문에서도 "도미닉 커밍스는 영국과 정부, 총리, 보수당에 더 큰 해를 미치기 전에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미언 콜린스 의원은 "도미닉 커밍스가 없는 편이 정부에 낫다"고 말했고, 로저 게일 의원은 "그는 완전히 잘못된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더이상 옹호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ITV 뉴스는 각료 중에서도 커밍스 보좌관에 등을 돌리는 이들이 나오면서 그가 더는 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각료는 "더욱 좌절스러운 것은 일개 보좌관인 커밍스가 각료에게도 제공되지 않았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젠릭은 훨씬 덜 심각한 행동을 했음에도 거의 사퇴할 뻔했다"고 말했다.
로버트 젠릭 주택부 장관은 지난달 런던 자택을 떠나 잉글랜드 서부 해리퍼드셔에 있는 제2의 주택과 인근 부모님 댁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 압박을 받았다.
앞서 일간 가디언과 미러 등에 따르면 커밍스 보좌관은 지난 3월 말 코로나19에 감염된 징후가 있어 런던 자택에서 자가 격리를 해야 했지만 무려 400km 떨어진 더럼에 있는 자신의 부모 집을 방문했다.
정부는 그가 더럼까지 간 것은 맞지만 보건 규정을 어기지 않았으며, 아이를 돌봐주기 위해 부모의 도움이 필요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커밍스 보좌관을 더럼에서 50㎞ 정도 떨어진 유명 관광지에서 봤다는 목격자가 나오고, 그가 런던에서 돌아온 뒤 더럼을 재차 방문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야당을 중심으로 사퇴 요구가 커지고 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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