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협상 진전없는 상황서 나온 입장"…3주만의 김정은 공개활동에도 관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외신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한 것에 대해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와 연관지어 북한의 의도에 관심을 보였다.
외신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제재 해제를 골자로 한 북미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한 가운데 북한이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는 점과, 김 위원장이 22일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김 위원장이 북한의 핵 능력 강화를 위해 움직인다"며 "김 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전력에 특화한 고위 참모들을 승진시키기 위해 최고 군사기구를 소집했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북한이 군사적 억제 능력 완비 필요성으로 '위협적인 외부세력'을 거론한 데 대해 미국과 한국 군대에 대한 명백한 언급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놓인 가운데 김 위원장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언급하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의 모라토리엄에 구속되지 않겠다고 선언한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로이터통신도 "북한의 핵·미사일 폐기를 목표로 한 미국 주도의 협상은 작년 이후,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싸움이 시작된 이후 거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CNN은 북한이 작년 말을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지만 미국의 어떤 움직임도 없이 마감일이 지났을 때 김 위원장은 신년 메시지에서 핵 억제력 강화 메시지를 내놨다며 이번 군사위의 핵 억제력 강화 결론과 연관 지었다.
워싱턴포스트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 1차 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은 북한의 핵 억제력 강화를 공언했다며 이어진 회담에서 거의 진전을 보지 못했고 북한은 이후 공개적 태도에서 더 강경한 노선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북한의 발표를 '경고음'이라고 평가하면서 "이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그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외신들은 지난달 와병설에 휩싸여 무성한 추측이 불러온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건재를 과시한 데 이어 다시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가 22일 만에 공개적 행보에 나선 것에도 주목했다.
뉴욕타임스는 "김 위원장의 참석은 3주 만에 북한 언론에 보도된 첫 공개 활동이었다"며 "지난달 수주간 공개석상의 부재는 건강이나 다른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는 소문을 유발했고, 이번 달에도 이런 반복이 비슷한 소문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김 위원장은 북한이 여전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높은 경계태세에 있는 가운데 3주만에 처음으로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다"며 "지난달에도 비슷한 기간 대중의 눈에서 사라져 건강에 대한 강한 추측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