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맞은 미 해변·공원에 인파…코로나 사망 10만명 육박 무색

입력 2020-05-25 04:37   수정 2020-05-25 10:27

연휴 맞은 미 해변·공원에 인파…코로나 사망 10만명 육박 무색
사람들로 꽉찬 수영장·길거리 파티…곳곳서 사회적 거리 두기 무시
미 보건당국 "매우 걱정된다"…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 호소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의 해변과 공원이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연휴를 맞아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곧 1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휴 시즌과 코로나19 봉쇄령 완화 조치가 겹치면서 많은 사람이 바깥나들이에 나선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한 채 광란의 길거리 파티를 벌이는 소동까지 빚어지자 보건 당국은 바짝 긴장한 채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주리주의 유명 관광지인 오자크 호수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 현충일 연휴를 즐겼다.
하지만 요트 클럽과 야외 바, 수영장 등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했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오자크 호수' 영상과 사진에는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서 어깨를 맞대고 밀착해 음주와 수영을 즐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세요"라는 안내문 아래에서 수십명이 버젓이 모여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관광객은 오자크 호수 주변 동영상을 담는 카메라를 향해 "코로나19는 없다"고 소리쳤다.



플로리다주 탬파 해변에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당국이 해변 주차장을 폐쇄하는 비상조치에 나섰고, 300여명의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사회적 거리 두기 준수를 당부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선 700마일(약 1천126㎞)에 달하는 레저용 산악 도로가 다시 열리면서 차량과 오토바이를 끌고 나온 나들이객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또한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비치에선 전날 200여명의 젊은이가 광란에 가까운 길거리 파티를 열어 경찰이 긴급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길거리 파티에 차를 몰고 합류한 한 사람은 흥분해서 차량의 문을 열고 지폐를 뿌려댔고, 총격 사건으로 최소 5명이 다치는 사고까지 겹치면서 길거리 파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처럼 현충일 연휴 기간 미국 곳곳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무시하는 사례가 나타나자 보건당국은 거듭 경고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조정관은 이날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충일 연휴 야외 나들이 인파에 대해 "무척 걱정된다"고 말했다.
벅스 조정관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야외로 나갔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라면 마스크라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NN방송은 전염병 전문가를 인용해 코로나19 봉쇄령 완화 이후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아칸소주 등 일부 주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며 "미국은 여전히 위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애사 허치슨 아칸소 주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163명을 기록해 약 한 달 만에 "2차 정점을 보였다"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보건당국도 전날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1천107명으로 가장 많은 일일 환자 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이날 현재(미국 동부시간 오후 2시30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162만2천990명, 누적 사망자는 9만7천430명이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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